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 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 런던 시장에서 7월 인도분이 장중 배럴당 80.50 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따른 이란 경제제재와 베네수엘라 경제위기 등이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내년엔 100 달러까지 간다는 전망도 나와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해 보인다.
유가 상승세 지속은 불가피하다. 당장 세계 원유 생산량의 4%, 하루 240만 배럴(비공식 생산량 약 380만 배럴)을 생산하는 이란의 원유수출 위축이 걱정이다.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대체 증산 역시 사우디와 러시아 등의 감산 합의에 대한 지지 분위기에 따라 현실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극심한 정정불안으로 지난 4월 하루 142만 배럴로 떨어진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도 연말까지 더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사우디ㆍ이란, 이란ㆍ이스라엘 간 갈등 등 중동의 긴장 역시 유가 불안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올해 국제유가 전망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평균 55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바이유도 18일 75.30 달러에 거래를 마쳐 정부 예상 평균가를 이미 크게 넘어섰다. 다만 국제유가가 70~80 달러일 때까지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뒤섞여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다.
문제는 80 달러를 넘어 급등세가 이어지는 경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8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국내 소비와 투자가 각각 0.81%, 7.5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침체까지 우려되는 현 경기 상황에서 유가가 추가 급등하면 경제 악영향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란 원유 수입제재 예외국 인정 추진 같은 부분적 대응을 넘어 유가 추가 상승의 전반적 영향 점검과 포괄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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