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각 당이 승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지역이 120여 곳에 이른다. 이들 지역 중 3분의 2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수도권 경합지역의 성적표가 이번 총선의 승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의 탈당파 무소속과 국민의당의 바람도 총선 승패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여야 최종 성적표는 수도권에 달려
지역구 253석 중 122석(48%)이 걸린 수도권의 판세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정치권에선 수도권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수도권 선전이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고, 더민주도 목표 의석(107석) 달성을 위해선 수도권 승리가 필수다. 다만 수도권 박빙 지역의 다수가 더민주 현역 지역구인 게 약점이다.
역대 총선 결과를 비추어보면, 수도권 제1당을 차지하는 쪽이 최종 승리를 거둔 경우가 많다.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81석을 획득, 26석에 그친 통합민주당(현 더민주)을 압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나라당은 지역구 131석을 얻어, 66석의 통합민주당을 눌렀다.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이 55석으로, 43석의 새누리당에 판정승을 거뒀다. 전체 지역구 의석은 새누리당(127석)이 앞섰으나, 수도권 승리가 민주통합당(106석)의 선전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은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비롯, 다수의 강북 지역이 대혼전 중이다. 종로에선 차기 대선주자로 주가가 상승 중인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이자 5선의 관록을 갖춘 정세균 더민주 후보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서대문갑에선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더민주 후보가, 용산에선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와 진영 더민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인천에서 남동갑과 남동을을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에서, 경기에선 이른바 ‘용수(용인, 수원)라인’을 포함해 고양, 부천 등 인구 60만 이상 도시를 중심으로 여야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텃밭이란 표현이 무색해진 영호남
영남과 호남은 각각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텃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영남에선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새누리당 지지세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북ㆍ강서갑은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와 전재수 더민주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인근 사상도 장제원 무소속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배재정 더민주 후보가 오차 범위 내로 추격하고 있다.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는 3위로 처졌다. 부산에 인접한 경남 김해에선 갑, 을 모두 더민주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경남 창원성산의 노회찬 정의당 후보도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들이 나선 대구 동갑, 울산 울주, 경북 구미을,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등은 여여(與與)구도가 형성돼 있다.
호남에선 더민주가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의 협공을 받고 있다. 전주을은 최형재 더민주 후보가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전남 순천에선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노관규 더민주 후보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김성주 더민주 후보와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전북 전주병은 전북 표심의 향방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남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백중세인 가운데, 경합지역인 여수갑, 영암ㆍ무안ㆍ신안, 해남ㆍ진도ㆍ완도 등의 결과에 따라 양당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양당이 양분하고 있는 전남, 전북에 비해 광주에선 국민의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어, 국민의당이 호남 제1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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