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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비서실장 ‘그림자형-실세형-소통형-관리형’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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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비서실장 ‘그림자형-실세형-소통형-관리형’ 진화

입력
2016.05.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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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종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이원종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의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4명의 스타일은 그림자형(허태열)- 실세형(김기춘)- 소통형(이병기)- 관리형(이원종)으로 특징된다.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변화에 따라 비서실장 유형도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임명 당시 4명 모두 60대 후반 또는 70대의 고령이고, 허태열ㆍ이원종 실장은 성균관대를 나와 충북도지사를 지낸 공통점이 있다.

허태열 실장은 대통령의 지시에 충실한 ‘그림자형’이란 평가가 많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관료 출신인 그는 정권 초기 청와대와 내각, 당청 관계 등에 있어 중간자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조용히 움직이며 박 대통령의 의중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등 거듭된 인사파동으로 5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 멤버였던 김기춘 실장은 실권을 장악한 ‘실세형’ 비서실장이었다. 실세이다 보니 청와대에선 관료들의 군기를 잡는 ‘군기형’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법무장관 출신인 그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축소은폐 의혹으로 야당이 두 번 해임건의안을 제출했지만 건재함을 과시했다. 청와대와 내각, 당청 관계에서도 막후에서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이어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병기 실장은 청와대와 당ㆍ내각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소통형’ 실장으로 불렸다.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정치 특보로 일하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인연을 맺어 당청 관계를 조율했다. 하지만 현기환 정무수석이 활동 폭을 넓히면서 상대적으로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평이다.

신임 이원종 실장은 ‘관리형’이 될 전망이다. 이 신임 실장은 서울시장과 민선, 관선으로 충북도지사를 세 차례나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그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정권 말 청와대 비서실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레임덕(정권 말 권력누수 현상) 방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내각, 당청 관계에 변화를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 신임 실장이 공직생활만 44년을 해 원숙함이 기대되지만, 최근 직함이 보여주듯 혁신형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며 “수직적인 당청 관계나 청와대와 내각의 관계 변화에 대한 의지는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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