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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얼굴이 찌릿찌릿? 삼차신경통 의심해 보세요

입력
2017.12.18 17: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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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인줄 알고 잘못 치료…5년 새 13% 늘어

여성 환자가 68%, 이 가운데 40~50대는 40%

얼굴에 찬 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삼차신경통이 40~5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얼굴에 찬 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삼차신경통이 40~5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얼굴에 찬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다. 얼굴 한쪽에 10초에서 2분 정도 송곳으로 찌르거나 감전된 것처럼 통증이 지속된다.

통증은 간헐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 삼차신경은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뇌신경(삼차신경)이다. 얼굴 감각과 음식을 씹는 근육운동을 담당한다. 삼차신경통은 삼차신경 주변의 혈관이 신경을 압박하거나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드물게 뇌종양, 뇌신경 등 다른 뇌질환으로 삼차신경이 손상돼 나타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대개 입 주위, 잇몸, 코 주위 등이 아파 치통과 착각해 치아를 뽑거나 신경 치료를 받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40~50대 여성에게 주로 많이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삼차신경통 환자는 5년 새 13%가 늘었는데(2012년 4만3,558명, 2016년 4만9,029명) 이 가운데 68%가 여성(3만3,458명)이다. 40~50대 여성은 전체 여성 중 40%(1만3,341명)였다.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면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 MRA(뇌혈관 자기공명영상)검사로 알 수 있다. 비슷한 질환으로 반측성 안면경련이 있는데, 다른 뇌신경인 안면신경(얼굴의 움직임을 관장함)에도 혈관이 닿으면 주로 눈 밑에서 시작되는 얼굴 떨림 현상이 나타난다.

허륭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 환자들은 먼저 치과를 찾아 충치치료와 신경치료를 받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로는 약물치료, 경피적 신경차단술, 방사선 수술, 개두술을 통한 미세혈관감압술 등이 있다. 초기에는 약물로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불편함이 있다. 또한 효과 없거나 내성이 생기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하다면 복용하기 어렵다.

경피적 신경차단술은 얼굴에 바늘을 찔러 삼차신경 부위에 고주파 열치료기나 글리세롤 같은 약물 투여, 풍선삽입 등으로 통증을 조절한다. 국소마취를 하므로 입원기간이 2~3일 정도로 짧지만 30% 이상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신경부위에 조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주로 전신마취가 불가한 경우에 이용된다.

개두술에 의한 뇌신경 감압술은 수술로 삼차신경과 혈관을 분리해 주는 수술로, 근본 치료법이다. 완치율과 재발률 면에서 가장 우수하지만 전신 마취와 뇌수술 부담감, 입원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와 선호, 연령, 방사선 소견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택한다.

삼차신경통의 한방치료도 고려해 볼만하다. 남상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안면마비센터장)는 “고령 삼차신경통 환자는 고용량의 약물 투여와 수술로 인한 위험성이 높아 한방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방치료로는 봉독약침요법이 쓰인다. 살아 있는 꿀벌의 독낭에서 봉독을 추출ㆍ가공해 약침제제로 만든 후 혈자리에 적정량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1회 주입만으로 효과가 2~3일 지속되는데 최근 여러 연구결과, 봉독은 강력한 진통, 소염 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어 삼차신경통에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이와 병행해 한약치료로 신경성 통증 경감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청피, 남성, 반하, 강활, 진피, 방풍, 오약 등을 사용하면 좋다. 특히 천연 사향성분의 한약재를 함께 활용하면 통증 완화뿐만 아니라 기혈 운행을 개선해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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