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캐리비안의 해적’등 유명 영화에 출연한 동물들이 실제로는 방치와 학대에 가까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제보와 영상이 공개됐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영화나 드라마에 동물을 공급하는 업체 버즈앤애니멀언리미티드(Birds & Animal Unlimited∙BAU)의 캘리포니아 지사에서 사육공간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등의 학대행위가 있다고 밝혔다. 페타는 지난 해 8월부터 11월까지 해당 업체에 근무했던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 속 영화 ‘해리 포터’에 출연한 부엉이 ‘크래쉬’는 6주 동안 치우지 않아 배설물이 가득 찬 새장 안에서 지내고 있었다. 곧 영화 ‘벤지’에 출연할 고양이 두 마리에게는 너무 살이 쪘다는 이유로 음식을 주지 않았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고양이들은 단 5일만에 몸무게의 5%가 줄었다. 영화 ‘칼리지 로드 트립’에 출연한 돼지 3마리는 피부 염증으로 인해 피가 날 정도로 고통을 겪었고 수척해진 모습을 보였다고 페타는 주장했다.
게다가 이 업체는 관리하고 있던 캥거루의 죽음을 은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업체는 시설을 감독하고 있는 미국 농무부(USDA)에 캥거루를 텍사스로 보냈다고 보고했지만 업체 관계자는 캥거루가 사망했으며 부러진 턱 때문에 먹이를 전혀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익명의 증인은 페타를 통해 수의사가 시설을 찾지 않은 지 한 달여 만에 시설 내 동물들이 많이 죽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본프리유에스에이(Born Free USA)의 활동가 케이트 데일스키는 “영화 제작은 매우 매력적인 산업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동물들은 연기를 펼치도록 강요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BAU같은 업체는 이익을 위해서만 동물을 이용하고 동물의 요구나 복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리사 랑게 페타 부대표는 “동물은 TV나 영화에 동원되면서 쓰고 버릴 수 있는 소품 취급을 받았다”며 “영화 제작사들이 인도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촬영에 동원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욱 인턴기자
▶페타가 공개한 BAU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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