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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약은 없고 ‘一與多野’ 구도가 전부 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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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약은 없고 ‘一與多野’ 구도가 전부 된 선거

입력
2016.04.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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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태, 막장 공천에도

새누리 각종 여론조사서 우세

차기 주자 2인 움직이는 野

세력 분산으로 힘 발휘 못해

오로지 단일화에 목매는 상황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 출판기념회에서 3당 대표들이 무대를 빠져 나오고 있다. 가운뎃줄 왼쪽부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그리고 뒤이어 따라 나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배우한 기자 wh3140@hankookilbo.com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 출판기념회에서 3당 대표들이 무대를 빠져 나오고 있다. 가운뎃줄 왼쪽부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그리고 뒤이어 따라 나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배우한 기자 wh3140@hankookilbo.com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문제는 구도였다. 선거 초반만 해도 이념 확장성과 선거를 이끌 인물 측면에서 새누리당이 다소 불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하나의 보수와 여러 진보’ 구도 속에선 진보 진영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제냐 복지냐, 증세냐 감세냐 하는 굵직한 이슈도, 신행정수도나 4대강 사업 등 선거판을 흔들 공약도 실종된 상태에서 구도가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막장ㆍ보복ㆍ불공정 공천’으로 질타를 받았던 새누리당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신보수주의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탈당으로 내몰면서 중도 포섭을 위한 좌클릭을 포기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18대 대선 정권재창출의 일등공신이었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일찌감치 앉히고 중도 쪽 ‘스윙 보터’(여야를 넘나드는 투표성향을 보이는 유권자)를 자극했다. 더민주는 당 정체성과 직결된 ‘친노무현 색깔빼기’도 시도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새누리당의 ‘중도 끌어안기 포기’와 더민주의 ‘김종인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물 측면에서도 새누리당이 야권에 비해 불리하다는 게 당초의 대체적 평가였다. 새누리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판으로부터 떨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인 반면,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라는 차기 주자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낙승을 점치는 결과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선거가 외연 확장이나 정책 대결 없이 구도로만 흐르다 보니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관심은 오로지 야권 후보간 단일화 성사 여부에만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에 대한 지지가 지역주의와 합해져 40% 대 40%로 고정돼 있고 스윙 보터는 20%로 진동 폭이 좁다”며 “20%의 중도층이 반으로 쪼개진다고 해도 진보 지지 40%가 분열되면 진보는 필패가 되는 구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이 ‘40:30:10’으로 갈리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야권이 단일화로 승부를 걸어야만 승산이라도 있다는 목소리가 야권 진영에서 높아지고 있다.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 112곳 선거구 중 5%포인트 미만 득표율 차로 당락이 갈린 곳이 31곳(27.7%)이나 됐다는 점을 상기하라는 얘기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ㆍ전남비상시국회의가 1일 안 공동대표를 겨냥해 “박근혜-새누리당을 돕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력 경고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의 외연확장 노력이나 정책ㆍ공약 제시는 필요 없고 오로지 야권연대 여부가 승패를 좌우하는 이상한 선거가 이번 20대 총선”이라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권에는 문재인ㆍ안철수라는 유력 대선 주자가 있지만 불리한 구도를 상쇄할 만한 영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에게 남은 유일한 해법은 야권연대에 따른 후보 단일화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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