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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팀 '사소한 방심'에 백악관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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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팀 '사소한 방심'에 백악관 뚫렸다

입력
2014.09.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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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훈련·지원 권한' 승인 요청안이 상원에서 통과된 직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훈련·지원 권한' 승인 요청안이 상원에서 통과된 직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흉기를 소지한 무단 침입자가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이 근무하는 건물 현관까지 뚫고 들어간 전례 없는 보안 사고가 터진 이유는 뭘까. 미국 주요 언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USSS)이 망신을 당한 이유를 ‘방심’에서 찾는 분위기다.

21일 주요 언론에 따르면 USSS는 자살테러 용의자 침입 등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갖고 있으며, 반복 훈련을 통해 모든 대원이 이를 숙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마르 곤잘레스라는 이라크전 참전군인에게 경호망이 뚫린 건 백악관 외곽 담과 건물 사이에 있는 중간 통로문을 열어 놓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보안점검에 나선 내부 관계자는 “경호 규정상 잠겨 있어야 할 중간 통로가 열려 있었다”며 “경호 요원들이 외부 침입자가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긴 장소에 있는 이 문을 일일이 여닫는 것이 불편해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괴한이 침입하면 4초 내에 미사일처럼 달려가도록 훈련 받은 벨지안 말리노이스 계통의 맹견이 출동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내부 보안점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비견이 출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은 경비견이 오인해 범인을 제지하려는 경관을 공격할 가능성 때문에 주저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사건 당시 침입자 오마르 곤잘레스는 비무장 상태로 여겨졌기 때문에 경호팀이 흔히 있는 정신 이상자의 월담으로 파악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곤잘레스 호주머니에서 흉기가 나오는 바람에 사태가 심각해졌으나, 백악관 경비 지침에는 총이나 흉기를 소지하지 않거나 폭탄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배낭을 매지 않은 침입자에 대해서는 총격을 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제 사격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일급 저격수가 백악관 경내에 침입한 곤잘레스를 겨냥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소한 방심으로 경호상의 허점이 노출되면서 USSS의 기강해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묵을 호텔에서 대통령 도착 전날 비밀경호국 요원 한 명이 술에 취한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2012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의 콜롬비아 공식방문 직전에 불거진 SS 요원들의 성매매 추문은 이후 의회 청문회에서 다뤄질 정도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미국 언론들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같은 해 6월 공개된 자료에는 2010년부터 성희롱과 공금유용, 나아가 국가기밀유출 연루까지 다양한 범죄 혐의로 SS 요원들이 피소됐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제이슨 샤페츠(공화·유타)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그들은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밀경호국 지도부는 많은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밀경호국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무단침입 사건으로 말미암은 논란 확산에 선을 그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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