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 파일’을 거론하며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거론됐던 이 후보의 가족문제를 다시 쟁점화하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남 후보는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틀 전 이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충격적인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을 들었다”며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후보는 "음성파일을 끝까지 듣기가 어려웠고 이게 정말 이 후보의 육성이 맞는지 제 귀를 의심했다"며 "제가 음성파일을 듣고 느낀 첫 감정은 당혹감이었고 이어 화가 났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이어 "저는 이 시간부터 이 후보를 공직 후보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이 폭력과 갑질에 눈감는 당이 아니라면 당장 후보교체를 요구한다"며 "그렇게 해야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 있다. 민주당과 추미애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음성 파일을 선거 유세에서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남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까지는 보름 정도가 남았다"며 "개인적으로 파일을 공개할 것인지 아직 고민 중이고, 유세장에서 파일을 트는 것은 당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남 후보의 공세에 이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막말 대장 홍준표 대표와 함께하다 보니 남 후보의 판단이 흐려진 것 같다”면서 “네거티브 하지 말고 정책선거 하겠다고 공언하던 남 후보가 연일 네거티브에 몰두하더니 급기야 후보 교체를 요구하면서 막말의 늪에 빠졌다”고 맞섰다.
이 후보의 친형⋅형수와의 폭언 논란은 이 후보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제기된 단골 소재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친형이 이권개입⋅청탁 등을 시도해 이 후보와 반목했고 2012년 노모 폭행 사건이 터지며 갈등이 폭발했다. 갈등 과정에서 친형⋅형수와 나눈 대화가 폭로됐고 이 후보는 각종 매체를 통해 폭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은 친형에게 전가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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