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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증오’… 지구촌 곳곳서 적대 범죄 무차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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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증오’… 지구촌 곳곳서 적대 범죄 무차별 확산

입력
2015.11.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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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테러 용의자 중 2명이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으로 확인되면서 유럽의 난민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16일(현지 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ㆍ페기다) 집회가 열리고 있다. 드레스덴=AFP 연합뉴스
파리테러 용의자 중 2명이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으로 확인되면서 유럽의 난민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16일(현지 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ㆍ페기다) 집회가 열리고 있다. 드레스덴=AFP 연합뉴스

파리 테러 이후,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반(反)무슬림 집회가 잇따르는 등 무슬림에 대한 증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지난 16일(현지 시간) 남성 2명이 무슬림 여성 한 명을 구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오 범죄”라며 “이 여성은 맞을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주먹과 발로 온 몸을 구타당했다”라고 말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지난 14일에도 한 이슬람 사원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었다.

16일 오전 6시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 외곽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는 출입문 쪽에서 많은 양의 인분과 찢어진 쿠란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 폭력을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오스틴 지역은 보수성이 강한 텍사스주에 속해 있지만, 차별 없는 포용, 다양성 등을 표방해 와 많은 무슬림이 거주한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공항에서는 시카고행 여객기 기내에서 무슬림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뉴스를 시청하다 ‘수상한 행동’으로 오해를 사 일행 3명과 함께 강제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경찰은 남성 3명과 여성 1명을 기내에서 연행해 조사했지만 의심스러운 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이슬람사원 두 곳을 공격하겠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지만, 공격과 관련한 별다른 정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의 분위기도 성난 민심과 다르지 않다. 내년 10월까지 시리아 난민 1만명을 수용할 계획이었던 미국에서는 하원을 중심으로 ‘난민 수용 거부’ 움직임이 거세다. 폴 라이언(공화당) 하원의장은 “지금은 미안함보다 안전을 우선시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난민을 환영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이 이런 호의를 악용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모스크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미국 오리건주 한 모스크 인근에서는 ‘이슬람은 거짓말’ 구호를 외치며 반 이슬람 시위가 이어졌고, 프랑스에서도 모스크와 케밥 식당, 할랄 고기 상점 등이 잇따라 공격을 받아 부서지는가 하면 ‘이슬람교도 추방’을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테러 발생 직후인 15일에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극우단체 ‘페기다(Pegida)’가 주도한 반무슬림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이 같은 반 이슬람 정서 확대는 오히려 IS가 원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일으키면 무슬림에 대한 보복 행위가 뒤따르게 마련인데, 극단주의자들은 이를 악용해 온건 무슬림들까지 극단으로 몰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아리 클루글런스키 메릴랜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IS는 온건 무슬림들에게 ‘봐, 내가 얘기한 대로잖아. 유럽인들은 너와 이슬람 모두의 적이야’라고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전체 증오 범죄 발생 건수는 2013년 5,928건에서 2014년 5,479건으로 줄었지만 무슬림 증오 범죄는 135건에서 154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독일에서도 난민촌 공격행위가 올해만 104건이 발생, 지난해(28건)에 비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민촌에는 대부분 무슬림이 거주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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