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한국노총ㆍ민주노총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총)이 함께 개최하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11일 오후 4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3만여명 규모의 노총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모여 양측 선수단을 응원했다.
이날 오후 3시56분쯤 북측 대표단과 남북 주석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경기장에 입장하자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북측 관계자들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석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대회사에 나선 3대 노총 위원장들은 “이번 대회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 "노동자들이 주도적으로 평화통일 시대를 이끌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이창복 6ㆍ15 남측위원회 상임의장은 “우리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교류를 확대하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며 “판문점 선언 이후 첫 민간교류인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나가자”고 말했다.
양철식 부위원장 역시 “북과 남이 뜻을 같이하면 어떤 외풍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평화특별시인 서울에서 이처럼 뜻깊은 행사가 열리게 된 데 너무나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평화와 통일의 새시대를 열기 위해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서울시민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축하공연이 진행된 이후 오후 4시48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노총과 조선직총 건설노동자팀의 축구 경기가 시작됐다. 한국노총과 직총 건설노동자팀의 경기에서는 한국노총이 1 대 3으로 패했다. 민주노총과 직총 경공업팀의 경기도 민주노총의 0대 2 패배로 끝났다. 친선경기였는데도 선수들은 가끔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투지를 보였다. 시민들은 경기 내내 ‘우리는 하나다’ ‘통일 조국’ ‘힘내라’ ‘이겨라’ 등을 외치며 양측 선수들 모두를 응원했다. 응원단은 ‘반갑습니다’를 응원곡으로 불렀다. 골이 터질 때는 응원석 전체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북측 대표단 64명은 이날 경기에 이어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환송 만찬에 참석한다. 이들은 12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서해 육로로 귀환함으로써 2박 3일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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