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북 안동으로 향하는 K트래블버스 안. 불가리아에서 온 슬라비나 바실레바씨는 차창 밖 풍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국의 전원풍경 하나하나가 새로운 그는 “서울과 달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하회마을, 문경새재 등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느끼고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버스를 탄 페위 웡(홍콩)씨는 한국 방문이 다섯 번째다. 그는 “서울과 부산, 제주 외에 지방 여행은 처음인데 가족과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만큼 풍경도 너무 멋있고 음식도 맛있다”며 미소 지었다.
K트래블버스는 한국방문위원회가 내놓은 서울과 지방을 잇는 1박 2일 외국인 전용 버스여행상품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영중인 K트래블버스는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달까지 시범 운영을 거친 K트래블버스는 3월부터 운영지역을 전국범위 6개 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가격은 미화 170~180달러로 교통과 외국어 가이드, 숙박, 체험료 일체가 포함돼 있다.
함께 여행한 오스카 모라(멕시코)씨는 “한국을 더 깊이 여행하고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지방으로 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K트래블 버스가 이를 충족시켜준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한국의 지방을 방문하고 싶어도 어디를 방문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또 어떤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돌아본 여행자들답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가장 많은 지적은 외국어 표기 부족이다. 일본인 우에무라 미호씨는 안동 하회마을에서의 탈춤이 모두 한국어로 진행돼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 온 브래트 커비씨는 볼거리 먹거리와 숙박시설은 만족스러웠는데 예천에서의 양궁체험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이 더 많이 포함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 피곤하고, 관광지의 느낌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집에 들고 갈 선물을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많았다.
한국관광공사도 비슷한 버스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인 여행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고토치 셔틀’이다. 고토치는 일본어로 ‘현지’라는 뜻. 당일 일정의 이 버스 상품은 지난해 총 1,645명이 이용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은 개별관광객이 94.8%, 재방문자가 71.7%에 달한다”며 “하지만 교통이나 정보, 언어 등의 문제로 개별관광객들의 지방 방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을 도는 여행상품이 별도로 판매되고 있지만 3박 이상의 고가 상품이라 수요가 많지 않은 게 현실. 지방을 찾아가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K트래블버스나 고토치 셔틀이 더 필요한 이유다.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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