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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사이트는 피팅모델 사진 확보 경쟁… 삭제 요청땐 강퇴시켜

입력
2018.05.23 16:4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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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촬영회 사진 무분별 게시

서버 해외에 있어 무대응 일관

최근 한 성인 사이트에 올라온 '비공개 촬영회(출사)' 관련 게시글들. 사이트 캡처
최근 한 성인 사이트에 올라온 '비공개 촬영회(출사)' 관련 게시글들. 사이트 캡처

‘피팅모델 성추행’ 폭로 이후 사건 피해자를 포함해 소위 비공개 촬영회 노출 사진이 오히려 각종 성인 사이트에 올라오면서 ‘2차 유출 가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진 유출 피해자들이 성인 사이트 운영진에게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해도 운영진은 꿈쩍하지 않아 피해자들 속만 타 들어가고 있다.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가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 성추행을 당했고 당시 촬영한 사진이 유출됐다”고 폭로한 뒤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성인 사이트에는 양씨 사진이 포함된 게시물이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늘었다. 유출되지 않았던 ‘비공개 촬영회 모델들’ 사진도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있다.

게다가 유출 사진 삭제는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23일 과거 온라인 상에 올라온 각종 게시물 삭제를 대행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계에 따르면, 사이트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 메일을 보내거나 ‘초상권 침해’ ‘경찰 고발’ 등 여러 압박 수단을 써 보지만 성인 사이트 측에서는 서버를 해외에 둔 점을 믿고 아예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회원가입 후 메시지를 보내도 바로 해당 아이디(ID)를 ‘강제 탈퇴’ 시키기까지 한다.

혹여 대응을 하더라도 “경쟁 성인 사이트 운영자 아니냐, 우리 사이트 게시물을 줄여서 고객을 늘릴 심산이냐”라며 사진 유출 피해자들의 사정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회원을 늘려 ‘도박업체 광고’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성인 사이트들은 그저 얼마나 자극적이고 인기 많은 게시물을 올리느냐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한 디지털 장의사 업체 관계자는 “지금 피팅모델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 사진이 올라오는 것도 해당 사진을 중심으로 사이트 방문자가 늘기 때문”이라며 “이런 기회를 성인 사이트 운영자들이 쉽게 놓으려 하지 않아 삭제가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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