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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tory]네이버의 광고 ‘편식’…국내 시장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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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tory]네이버의 광고 ‘편식’…국내 시장 ‘싹쓸이’

입력
2017.02.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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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분당 사옥 네이버 제공
네이버 분당 사옥 네이버 제공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4조226억원과 영업이익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3.6%, 영업이익은 32.7%씩 증가한 규모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네이버의 이런 실적 상승세는 광고에서 나왔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전년대비 27.8% 늘어난 2조9,670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73.8%를 광고에서 가져간 셈이다.

문제는 네이버의 광고 편식이 심각한 쏠림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 2위 포털 업체인 카카오의 지난해 광고 매출에 대해 5,2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상당하다. 카카오의 2016년 실적은 이달 9일 발표될 예정이다.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신문이나 방송을 포함한 국내 전체 언론 시장의 규모도 뛰어 넘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추정한 지난해 국내 주요 언론사 광고 매출에 따르면 3,700여개의 오프라인 신문사의 경우 1조5,395억원,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1조2,39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결국, 국내 신문과 방송의 한 해 매출을 합한 규모(2조7,786억원) 보다 네이버의 광고 매출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네이버를 거치지 않고선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잡음도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데스크톱 컴퓨터(PC)와 모바일 등을 합한 70% 중반대 점유율을 확보한 네이버가 광고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 광고 매출은 특정 단어(키워드)를 설정한 다음, 해당 기업이 네이버에 입찰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 가격을 높게 써 낸 광고주가 네이버 상단에 노출되는 구조다. 압도적인 검색 점유율을 가진 네이버에 대한 광고 수요가 많을 경우, 과열 경쟁에 따른 비정상적인 입찰가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제공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다른 포털 사이트도 네이버와 동일한 방식으로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광고주가 네이버에 처음 제시하는 입찰 가격 자체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높게 써낸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검색 광고 시장에서 시작하는 입찰 가격에 대한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정 경쟁이 이뤄진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등 다른 경쟁사의 분발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네이버의 광고시장 독점으로 인해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도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정 포털 사이트에만 광고가 몰린다면, 광고 효과는 감소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공정 경쟁이 줄어든 시장 정체 현상이 빚어질 공산 또한 높다.

규제기관도 네이버의 이 같은 광고 독점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 동안 주로 자율 규제에 따라 운영됐던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올해부터는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는 게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달 12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전통 미디어를 제치고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포털이나 사회관계형서비스(SNS) 등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안을 연구하겠다”며 “규제가 아예 없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만큼, 구체적으로 규제안을 연구해서 차기 방통위에 의견을 넘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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