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월호 참사 4주기다. 차디찬 바닷속에 1,075일 동안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 선체가 지난해 3월 25일 뭍으로 올라왔지만 구조지연 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 일반승객 등 5명의 유골도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미수습자를 찾기 위해 기울어진 선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세월호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해 사고원인 및 구조지연 등 진상규명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미수습자를 찾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해낼 것”이라며 “미수습자 가족들과 우리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4주기는 정부 차원의 영결식이 처음 열린다는 점에서 여느 해와는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영결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올해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정부 합동분향소는 철거되고, 대신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이 추진된다.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대체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 시민단체들이 진상규명과 추모사업에 대한 현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신뢰한 결과로 보인다.
안타까운 점은 추모공원 조성과 선체 보존 방안 등을 둘러싸고 보수 진보 간 찬반 양론이 여전한 현실이다. 세월호는 단순한 대형 참사를 뛰어넘는 문제다.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안산 시민들이 추모공원에 대해 ‘납골당’이라 표현하며 혐오시설 취급해선 안 될 일이다. 정치권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국민도 일상으로 돌아가 정부의 선체조사 및 진상규명 작업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다짐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발생한 선박 사고나 대형 화재 등 각종 재난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가 90%를 넘는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후진국형 안전의식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안전불감증이 지속되는 한 제도 개선과 예산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 각자가 삶의 현장에서 안전의식을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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