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출마저… 심상찮은 뒷걸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출마저… 심상찮은 뒷걸음

입력
2015.04.02 04:40
0 0

전년 동월 대비 3개월 연속 감소

유가 하락ㆍ교역 둔화가 원인

세계경기 침체… 돌파구 찾기 힘들어

中 내수 공략ㆍFTA 활용 고민해야

경제 성장에 주춧돌 역할을 한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며 흔들리고 있다. 유가 하락과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교역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폭도 점점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처럼 수출이 계속 줄어든다면 정부 목표치인 연간 6,000억달러 수출 달성도 힘들 수있다. 이는 곧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3.8% 달성도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한 469억8,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 또한 1월 -0.9%, 2월 -3.3%에 이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비롯한 컴퓨터(44.8%), 선박류(13.6%), 반도체(3.4%)만 수출이 늘었을 뿐 나머지 10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단순 지표 하락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다.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은 내수와 수출인데, 지금처럼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성장을 위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수출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올해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다시 써야 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미 수출 일선에 선 기업들은 이 같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모 제조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 및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렇게 되면 매출도 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이 더 떨어질 수 있어 올해 경영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하락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해 3월 배럴당 104.4달러에서 올해 3월 54.7달러로 47.6% 하락하며 반토막 났다. 그 바람에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3월 한달 간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달 보다 각각 11.4%와 10.1% 늘었지만 수출단가 하락으로 수출액은 각각 16.1%(6억4,000만 달러)와 32.5%(15억1,000만 달러) 줄었다.

?다른 주력 수출 품목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가전은 3월 수출액이 11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 보다 17.2% 감소했다. TV의 경우 국내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수출단가 하락, 해외생산 확대, 부품 위주 수출로 수출액이 감소했다. 세탁기 등 대형가전도 일부 품목의 시장 수요가 포화 상태여서 수출이 줄었다. 믿었던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도 전년 동월보다 10% 줄었다.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인 갤럭시S6의 10일 출시를 앞두고 단가가 낮은 저가폰과 부분품 위주로 수출한 탓이다.

?섬유(-7.1%)와 철강(-4.3%)도 수출이 줄었는데, 중국업체들이 대거 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넘치는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6.7%), 일반기계(-2.3%), 자동차 부품(-1.2%)의 수출 감소 역시 러시아 브라질 중동 등 주력시장의 경기침체나 정세 불안 등의 여파가 컸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50달러 중반대인 유가가 언제 반등할 지 불투명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둔화된 세계 경제 역시 미국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출단가까지 떨어졌다. 그 바람에 수출 물량이 늘어나도 수출액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도 올해 성장률이 7%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가서명을 마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연내 발효를 장담하기 어려워 이래저래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수출 감소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수출 물량은 오히려 6.4% 늘고, 수출액도 프랑스를 제치고 한 단계 상승하는 등 선전했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중국의 내수 부양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국 경기 회복을 위한 핵심정책이 내수 부양”이라며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출유망 품목을 발굴해 ‘알리바바’나 ‘JD.com’ 처럼 중국 내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 국내기업의 진출을 집중적으로 돕는 게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 수입액은 385억9,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줄었다. 수입액은 작년 10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다. 산업부는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 하락을 수입액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수출액이 감소했으나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줄어 무역수지는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83억9,200만 달러로 지난달에 이어 월간 최대 흑자 기록을 경신했으며, 2012년 2월 이후 3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세종=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