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집회 1주년 대회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이콧(불참)’을 선언했다. ‘청와대 행진’ 같은 반문(反文) 성향 행사가 대회에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지지자들은 급기야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 별개의 집회를 열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근혜정원퇴진 비상국민운동(퇴진행동)’에서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알린 촛불 1주년 사전대회 행사 개요에서부터 불거졌다. 이 내용에 따르면 촛불집회 1주년 행사는 이달 28일 오후 6시께 광화문 북단광장에서 전체 집회를 열고, 오후 8시30분께 청와대로 행진할 예정이다. 북단광장은 지난해 촛불집회가 처음 열린 곳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왜 청와대가 행진 코스에 포함됐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은 퇴진행동 홈페이지에 댓글로 “청와대로 행진하는 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SNS에서는 “이번 촛불집회의 명분은 MB(이명박)구속과 입법부 각성인데, 정작 행진은 청와대로 한다. 작년 집회의 순수성을 왜곡하는 일”이라는 취지의 보이콧 독려 게시물이 퍼지며 퇴진행동과 별도로 촛불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오늘의 유머’ 등 친문(親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촛불 1주년 기념 파티를 열자”며 네티즌이 자체 제작한 포스터가 여럿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퇴진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24일 “청와대 행진과 관련해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문 대통령에게) 항의하러 청와대 가는 게 아니다. 모든 권력이 국민 아래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적폐청산을 당부하는 차원에서의 행진”이라고 해명했다. 퇴진행동 측은 현재 행진 코스 변경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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