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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대북 경험 없는 정의용, 북핵 이슈 ‘가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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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대북 경험 없는 정의용, 북핵 이슈 ‘가교 역할’

입력
2018.05.08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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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라인 출신 네트워크 기반

다자외교서 존재감 발휘 기대

‘외교부 패싱’ 논란은 과제로

미국을 방문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전(현지시각)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전(현지시각)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 초기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경색된 국면을 극복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가교 역할까지 할 수 있었던 데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정 실장은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주목 받는 실세는 아니었다. 특히 외교관 시절 주로 통상을 담당했고, 북핵 관련 업무는 맡은 적이 없던 그의 안보실장 기용은 또 다른 캠프 출신 인사 중용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그래서 최근 확인되는 존재감은 기업으로 치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가깝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3월 5일 대북특사단 수석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국민에게 처음 알렸다. 이어 사흘 뒤 대미특사로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뒤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백악관에서 직접 브리핑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12일에는 중국으로 넘어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고, 13일에는 러시아로 날아갔다. 또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전날까지 미국을 찾아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조율했고, 최근에도 미국을 극비 방문해 볼튼 보좌관과 북미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다.

정 실장이 종횡무진 활약 중인 배경에는 그간 미국 조야에 쌓아 놓은 신뢰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 조율 차 워싱턴을 방문했던 정 실장이 당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자택에서 5시간 여의 마라톤 협상을 하며 신뢰를 쌓은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이런 정 실장도 정부 출범 초기에는 부침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 직제개편을 통해 당초 비서실장 산하의 외교안보수석실을 국가안보실 산하로 재편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이후 잇따른 북한의 도발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한때 청와대와 외교가 안팎에서 정 실장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정 실장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가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으로 확장될 다자외교 국면에서 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외교부 패싱’ 논란을 어떻게 풀지도 그의 과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도발에 대한 강경 대응과 한미일 공조에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외교부를 패스하고 안보실이 다 주도하는 것은 향후 정국을 풀어가는 데 있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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