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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기자

등록 : 2017.05.01 08:52
수정 : 2017.05.01 08:59

한미 안보수장 통화 후 ‘동상이몽’, 왜?

등록 : 2017.05.01 08:52
수정 : 2017.05.01 08:59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 대통령이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만찬 자리에서 허버트 맥매스터(왼쪽) 백악관 안보보좌관,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안보수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비용부담 논란 진화를 위해 통화를 한 이후 각기 다른 설명을 내놓아 오히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 발언’을 놓고 지난 29일 밤(현지시간) 통화를 한 이후 서로 다른 입장 발표를 이어 갔다.

김 안보실장은 통화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 양국이 각자의 비용 부담에 대해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주장, 맥매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동맹국들의 비용 분담에 대한 미국인의 여망을 염두에 두고 일반적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30일 맥매스터 보좌관은 한 인터뷰에서 ‘당신이 한국 측 카운터파트에 기존 협정을 지킬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말한 것은 ‘어떤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는 그 기존협정은 유효하다’는 것“이라며 김 실장의 전언과는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실제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재협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오면서 여러 해석이 오가고 있다. 우선 맥매스터 보좌관의 ‘재협상’ 언급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미 정부의 공식 채널에서도 재협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 사드 비용을 전가하기 위한 재협상을 백악관을 비롯한 미 정부가 기정사실화 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반면 한국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재협상 여지를 두는 정도로 맥매스터 보좌관이 진화하고 나선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이 현역 군인인 만큼,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즉각 이를 부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언급을 자세히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재협상을 하거나 한국이 비용을 부담하라고 선언하는 대신 ‘어떠한 재협상 전까지도 기존 협정은 유효하다’는 원칙적 발언을 한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를 보면 반드시 재협상을 하겠다는 의미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즉 김 안보실장은 국내 여론을 고려해 우선 ‘합의 재확인’으로 발표, 맥매스터 보좌관 역시 대통령과 미국 여론을 고려해 재협상 여지를 남기는 쪽을 택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저서 ‘거래의 기술’서 밝힌 협상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엄포→위기조성→협상서 실리 획득’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업가 전술을 펼쳐왔다. 이런 공식을 적용하면 연말 시작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사드 비용 재협상’ 문제를 위기조성용 지렛대로 삼으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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