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평신도들을 만나 격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평신도 지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한국 평신도들과의 만남' 행사를 했다.
교황은 행사장 입구에서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평신도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런 교황을 신도들은 태극기와 교황청기를 흔들면서 '비바 파파'(Viva Papa, 교황 만세)를 연호하며 환영했다.
교황은 "우리 사회의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하는 주님'을 모셔다 드리는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치하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모범적인 애덕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삶으로 신앙을 증언했다"며 "더 나아가 언제나 그랬듯이 평화 안에서 인류를 일으켜 세우는 평신도들의 믿음직한 증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모든 사람이 저마다 품위 있게 일용할 양식을 얻고 자기 가정을 돌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10여분 간 연설을 하면서 다양한 손동작과 때로는 과장된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등 신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교황의 연설에 앞서 권길중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의 이기심으로 얽어맨 사슬을 끊고 가난하고 병든 형제, 교회를 떠난 형제,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 북한 동포 등 변방을 찾아 나가고자 한다"며 "우리에게 힘차게 나아갈 용기를 줄 수 있는 교황님의 말씀을 청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통역관 없이 이탈리어로 환영 인사말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들었으며, 가끔 미소를 짓기도 했고 평신도들은 통역용 이어폰을 통해 이를 경청했다.
인사말 후에는 교황의 얼굴을 형상화한 목공예 작품을 기념선물로 교황에게 전달했다.
이 작품은 한국가톨릭미술가회와 공예가회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교황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권 회장에게 묵주를 선물했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에는 평신도들의 요청에 따라 교황과의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하지만 일정이 늦어진 탓에 교황이 전체 3개 팀 중 1개 팀하고만 사진 촬영을 한 뒤 자리를 뜨자 남은 2개 팀은 크게 낙담했다.
이에 일부에서 교황의 모습을 나중에 합성하자고 제안, 사진을 못 찍은 평신도들은 교황의 빈 의자를 놓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교황은 평신도와의 만남을 끝으로 2시간 30분여의 꽃동네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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