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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美 대선 개입’ 러시아 인사들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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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美 대선 개입’ 러시아 인사들 무더기 기소

입력
2018.02.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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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에서 트럼프 지지 힐러리 비방 여론조작 혐의

2012년 국가정보원 조직적 댓글 정치 개입 사건과 유사

트럼프 대통령 “공모 없었다” 재차 반박, 직접 조사 분수령

지난 8일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도널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일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도널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와 기관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러시아 인사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과 게시글을 게재하는 한편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거나 흠집 내는 내용을 올리는 식으로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혐의다. 2012년 우리나라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이 댓글 등을 조직적으로 달아 정치 개입에 나섰던 사건과 유사한 형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에 이어 러시아 인물과 기관들까지 기소되며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만이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의 게시글과 광고 등을 이용해 미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13명의 러시아인들과 3개 러시아 기관을 기소했다. 뮬러 특검이 러시아 인물과 기관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뮬러 특검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 등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사 4명을 기소한 바 있다.

미 언론에 공개된 37쪽짜리 기소장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선 2년 전인 2014년부터 사이버 공간을 통한 미국 대선 개입 활동에 착수했다. 201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가 본거지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IRA의 주 업무는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를 지원하고, 반대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흠집 내는 것이었다. 특검팀은 “IRA 직원들은 2016년 9월 클린턴 후보를 비난하는 게시글이 적다는 이유로 호된 질책을 받았으며, 클린턴 비판을 강화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미국인들의 가상 계정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활용했다. 미국인과 접촉해 그들의 정치적 성향 등을 조사한 후, 이들의 신원을 도용해 소셜 미디어 가짜 계정을 만드는 식이다. 대선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당시, IRA가 명의를 도용한 미국인은 100명 이상에 달했다.

IRA는 직접 광고를 통한 대선 개입 활동에도 열을 올렸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지난해 의회 보고에서 “IRA가 3,000건의 광고를 게시해 1,140만 명의 이용자와 접촉했고, IRA 직원들의 게시글은 1억2,600만 명에게 퍼져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기소된 러시아 측 인사 중에는 러시아 미디어에서 ‘푸틴의 주방장’이라고 부르는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IRA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친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즐겨 찾으며, 10년 이상 이어진 푸틴 대통령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그는 러시아 군내에서도 음식사업을 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소개했다.

뮬러 특검을 지휘하는 로드 로즌스타인 미 법무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소는 인터넷상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항상 실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며 “러시아의 공모자들은 미국 내 불화를 조장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 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러시아 인사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러시아는 2014년 ‘반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는 내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한참 전이다. 선거 결과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캠프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으며 공모도 하지 않았다”라고 적었다.

러시아 측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레믈린 대변인은 러시아 관리들은 기소장에 나오는 인물들을 잘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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