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헬스 프리즘] 꽃가루 흩날리는 계절, 알레르기비염 치료법

알림

[헬스 프리즘] 꽃가루 흩날리는 계절, 알레르기비염 치료법

입력
2018.04.30 19:00
21면
0 0

요즘처럼 꽃대궐이 펼쳐지면 이비인후과 진료실은 알레르기비염 환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일부 환자는 감기가 오래간다고 호소한다.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 막힘과 눈과 코 주변 가려움증으로 고통을 겪는 이도 흔하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원인일수도 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에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하는 게 좋다. 나무에서 날아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꽃가루가 원인일 수 있어서다.

꽃가루는 아주 가볍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또한 암꽃에 스치기만 해도 잘 걸릴 수 있도록 꽃가루 표면에 갈고리 같은 구조가 많아 공기 중에 떠다니던 꽃가루가 우리 코에 들어가 붙으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엔 지구 온난화 여파로 꽃가루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꽃가루는 남쪽 지방에만 자라던 나무에서 날렸다. 하지만 이제는 중부 지방까지 올라오는 일이 적지 않다. 꽃가루는 인체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일부 사람은 꽃가루를 외부에서 들어온 적으로 인식해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이를 공격한다. 바로 알레르기비염이다.

이 꽃가루를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재채기하고, 비활성화시키기 위해 화학물질 즉 콧물을 분비한다. 이런 원인물질이 더 안쪽 기관과 폐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코 안쪽 살을 부풀어 올라 코가 막하게 된다.

꽃가루는 봄철에 잠시 흩날리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지만 그 동안 참고 견디기에는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의 불편함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그렇다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나무를 모두 없앨 순 없는 노릇이다. 오리나무 개암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너도밤나무 삼나무 등이 꽃가루의 주원인이다.

알레르기비염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무얼까. 약물치료와 원인 물질을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방법인 면역치료다. 이밖에 환경치료와 수술치료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장 보편적이면서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다. 근본치료에 가까운 것은 면역치료가 되겠다. 봄철에 알레르기비염이 생긴다면 식목일 이전부터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제를 미리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간혹 주변에 스테로이드는 몸에 무조건 안 좋고 자녀의 키가 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도 있는데 알레르기비염에 주로 쓰이는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제는 인체 내에 흡수되는 양이 극미량이라 먹는 약보다 더 안심할 수 있다. 또한 일 년 내내 계속 사용해도 성장장애 등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먹는 약과 비교해 그 효과도 더 뛰어나므로 알레르기비염 치료에 우선적으로 사용해도 좋다. 그리고 증상에 따라 경구용 항히스타민 제제를 먹고, 눈에 증상에 있으면 국소용 안약을 같이 쓰면 알레르기 증상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환경치료로는 원인인 꽃가루의 특징을 고려해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비교적 구멍 크기가 작은 치밀한 마스크가 도움될 수 있다. 꽃가루가 지표면에서 올라가 코 높이에 머무는 시간대인 오전 10시~낮 12시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고층 아파트에 산다면 오후 시간대에는 창문을 닫고, 자동차로 이동할 때는 창문이나 환기장치를 개방형으로 하지 않는 게 좋다. 또한 몸에 붙은 꽃가루를 없애기 위해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 오면 창 밖으로 옷을 벗어 털고 샤워한다. 코는 코 세척용액이나 시중의 코 세척에 적합한 식염수를 이용해 코 세척을 하는 게 좋다.

이런 모든 치료는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하고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또한 어떤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지 알레르기검사로 원인 물질을 찾는 게 필요하다. 치료기간이 좀 길지만 원인 물질을 몸 안에 주입하는 면역치료로 근본적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으므로 상담을 권한다. 이런 일련의 치료과정을 통해 아름다운 계절을 건강하게 마음껏 만끽하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

송병호 대한이비인후과의시회 회장
송병호 대한이비인후과의시회 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