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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소득 높을수록 자녀 공부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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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소득 높을수록 자녀 공부 잘한다

입력
2014.12.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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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 학부모 4만여명 조사

사교육비 차이 최대 10배 나기도

"열악 지역에 유능 교사 집중 배치를"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초중고생 자녀의 성적이 최상위권에 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경제력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소득 격차로 고스란히 대물림 돼 심각한 사회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발표한 ‘사교육비의 소득별ㆍ성적별 관계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서 소득이 높은 가정의 학생일수록 성적이 최상위권(상위 10%)에 속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전국 초중고 1,094개교 학부모 4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통계청이 올해 2월 내놓은 ‘2013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에서 부모 소득이 월평균 700만원 이상인 학생은 전체 학생 중 11.9%였으나, 성적 상위 10% 안에 드는 비율은 14.9%에 달했다. 양정호 교수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가구의 자녀가 학업 성적도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부모 소득이 월 400만원 이상인 모든 가구에서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 부모소득이 월 600만∼699만원인 학생의 최상위권 비율은 8.7%로 전체 학생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인 6.2%보다 높았다. 500만∼599만원 소득 가정 학생의 최상위권 비율은 13.9%(소득분포 비율 11.40%), 400만∼499만원은 19.1%(소득분포 비율 16.50%)였다.

중학교와 일반계 고교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드러났다.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700만원이 넘는 학생의 최상위권 비중은 중학교 15.5%, 일반계 고교 16.8%로, 모두 소득분포 비율(중학교 10.2%ㆍ고교 11.1%)을 앞질렀다.

반면 성적 최하위권(하위 20%)에서는 부모의 소득이 낮은 학생 비율이 높았다. 일반계 고교에서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학생은 전체의 4.1%였지만 최하위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8%로 높았다. 중학교에서도 같은 소득의 부모를 둔 자녀의 최하위권 비중은 10%(소득분포 비율 4.6%)였다.

이 같은 경향은 사교육비 지출 격차와 관련 있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인 소득 최상위 가구의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연간 497만원인데 반해 월 100만원 미만인 소득 최하위 가구는 81만원으로 6배 넘게 차이 난다. 양 교수는 “최상위 소득가구에 속한 성적 최상위층 학생의 월 사교육비는 50만9,600원이지만 최하위 소득가구이면서 성적 역시 가장 낮은 학생은 5만1,600원에 그쳤다”며 “소득과 성적을 연계하면 사교육비 격차가 10배 가까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초등학교 때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유능한 교사를 열악한 지역에 집중 배치해 취약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거용 한국대학교육연구소장(상명대 영어교육과 교수)은 “학생부종합전형처럼 학교 생활을 중시하는 수시 전형을 확대해 학교 공교육에 성실한 학생이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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