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외부 전문가 주축 구성, 개선안 2016학년도부터 반영"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문항 오류가 발생하자 교육당국은 연말까지 수능시험 개선위원회를 만들어, 20년 이상 유지된 수능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면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안은 내년 3월 발표되는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돼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정답 확정ㆍ발표 기자회견에서 가칭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다음달 중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장관은 “수능 문항 오류가 재발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한 뒤 “20년 이상 유지된 수능이 교육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중장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수능 개선위원회는 고교 수업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수능 문제의 EBS 교재 연계 정책,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되는 문ㆍ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수능 절대평가 및 자격고사화 등 지금까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수능 개선위원회가 마련한 개선안은 내년 3월 발표되는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돼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능 개선위원회는 10~15인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외부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다. 현행 출제ㆍ검토 위원을 구성하는 교수와 교사의 비율, 문항 출제와 검토 절차 등 수능 출제와 운영 체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한석수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그 동안 교육부 내부의 시각으로 수능 문제점을 짚어 왔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며 “교육계 인사뿐 아니라 법조ㆍ언론인, 학부모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능 출제를 총괄한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오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자진 사퇴했다. 수능 출제 오류로 평가원장이 낙마한 것은 세번째다. 수능 역사상 첫 출제오류가 인정된 2004학년도 수능 때 학원강사 출신 초빙교수를 수능 출제위원에 포함시킨 사실 등이 드러나 이종승 당시 원장이 사퇴했고, 물리Ⅱ 11번 문항의 출제 오류가 있었던 2008학년도 수능때는 정강정 원장이 낙마했었다.
지난해 수능때는 대입 전형이 마무리된 후 성적 재산출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나 당시 성태제 원장은 임기를 마치고 대학으로 복귀한 뒤여서 책임을 면했다.
취임 7개월만에 물러난 김 원장은 “올해는 작년과 같은 문항 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및 검토 과정을 더 보완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또다시 흠결을 가진 문항을 출제해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다만 출제위원에 대한 문책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평가원 측은 출제 오류에 대한 책임을 출제위원에 묻게 되면 출제위원 참여에 대한 기피 현상이 생길 것을 우려해 “최종적 책임은 평가원이 지게 된다”고 밝혔다.
세종=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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