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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사드 법적 절차 강조하고, 중국엔 북핵 압박 요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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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사드 법적 절차 강조하고, 중국엔 북핵 압박 요구 메시지

입력
2017.06.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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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기 + 내년 5기’ 합의 공개

사드 협상 지렛대 활용 분석

美서 제기되는 中 경도론

진화 애쓰는 분위기 속

한미 갈등 불씨 키웠다 우려도

靑 “절차적 정당성 설명했을 뿐

전략적 발언 아니다” 선긋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시기와 관련한 한미간 초기 합의를 공개한 것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중국과 미국을 상대로 한 사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드 배치의 절차적 문제점을 재차 부각시킴으로써 봉합되는 듯 하던 한미간 사드 갈등의 불씨를 다시 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2017년 1기+2018년 5기 배치’라는 사드의 초기 합의를 공개한 문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사드 배치를 연기해 중국에 경사(傾斜)됐고 미국과 멀어진다는 외신들의 질문에 답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한 절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략적 발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로이터 보도로 공개됐지만 앞서 20일 진행된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도 문 대통령은 같은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 발사대 배치 과정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급하게 앞당겨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방부의 사드 누락 보고 파문 이후 실시된 진상조사 과정에서 ‘1+5’ 합의가 ‘2+4’로 바뀐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와 ‘2+4’ 중에 어느 것이 맞느냐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당초 계획보다 사드 배치가 서둘러 진행됐음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있었으니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중국 입김으로 사드를 지연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미국 조야에 ‘중국 때문이 아니라 절차적 문제가 발견돼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사드 배치가 빨라진 증거를 제시했다는 얘기다.

실제 청와대는 미국 조야에서 제기된 ‘중국 경사론’을 진화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쓰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로이터 인터뷰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에 더 큰 역할을 강조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한국 기업에 대한 사드 보복 조치 철회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미국에는 사드 배치에 앞서 법적 절차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중국에는 북핵 도발 억제에 협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드 배치를 두고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에는 사드의 절차적 문제점을, 중국에는 적극적인 북핵 해결을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다만 사드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와 합의한 미국에도 일정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청와대는 사드 배치 절차 논란을 국내적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선 동맹국을 돕는 과정에서 되레 책임 추궁을 당한다고 느낄 소지가 있는 셈이다. 미 국방부도 이날 “우리는 사드 배치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밀접하고 투명하게 협의해 왔다”는 논평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내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ㆍ25 제67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유엔군 참전용사 대표 제임스 길리스씨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ㆍ25 제67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유엔군 참전용사 대표 제임스 길리스씨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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