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산수화가인 진재 김윤겸(1711∼1775)이 부산 태종대, 합천 해인사 등 영남 지역의 명승을 담은 그림인 ‘영남기행화첩’이 ‘보물’이 됐다. 그림 14장으로 이뤄진 ‘영남기행화첩’은 미술사적으로 조선 후기 선비들의 여행과 시문서화문화가 잘 드러나 있고, 옅은 청색의 선염(물이 마르기 전 붓질을 해 색이 번지도록 하는 기법)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재청은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을 비롯해 고려청자 3점과 불화 2점, 불경 언해본 1점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8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주전자와 붓꽂이다. ‘청자 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은 도자기 몸에 물감을 두껍게 입히는 퇴화 기법으로 꽃과 풀 무늬를 넣어 안정감 있는 몸체와 생동감 넘치는 문양이 특징이다. 보물 청자 중 드물게 죽순을 형상화 한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와 음각ㆍ양각 등 다양한 장식기법으로 만들어진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도 보물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원나라 고승인 몽산화상 덕이(1231∼?)의 법어를 축약한 책을 조선 초기 승려인 신미가 우리말로 번역한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도 새로운 보물이 됐다. 원문이 손상되지 않고 전 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훈민정음’ 반포 후 머지 않은 시기에 나온 도서라는 점에서 국어학 연구와 조선전기 출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18세기에 제작된 조선 불화인 ‘경주 불국사 삼장보살도’와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도 보물로 지정됐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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