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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상춘재에서 아버지와 오찬 나누며 얘기했는데..."

입력
2017.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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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들과 신년 간담회를 하면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칩거를 풀고 나와 소회를 밝힌 것은, 지난달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2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의 표정은 담담했다. 40여분 간 최순실 게이트와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에 대한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박 대통령은 사전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질문 20여개를 받아 답했다. 정식 기자회견이 아닌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삼성이 최순실(61ㆍ수감중)씨를 특혜 지원한 것과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을 지시한 것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 반박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이 이날 흰색 상의를 입고 나온 것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종종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옷의 색을 선택했었다.

신년간담회는 박 대통령과 참모들의 이날 떡국 조찬에서 급작스레 결정됐다고 한다. 기자들에게는 간담회 40분 전에 공지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차 대국민담화 때 기자들의 질문을 물리치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했지만, 탄핵 정국이 가팔라졌다는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었다.

상춘재는 청와대를 방문하는 외빈 접견 용으로 지은 382㎡의  크기의 전통 한옥이다. 박 대통령이 상춘재를 사용한 것은 이 날이 처음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상춘재를 앞뜰을 둘러 보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영애 시절인) 30년 전에 비하면 청와대가 참 많이 바뀌었지만, 녹지원부터 상춘재까지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며 “당시 이 곳에서 아버지, 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녹지원 앞의 나무를 가리키며 “어릴 때 그네를 묶어 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나무 상한다고 해서 못했던 일도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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