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경성 기자

등록 : 2017.09.16 11:13
수정 : 2017.09.16 20:21

“제재는 나의 힘”… 종착점 다다른 북한 핵 질주

등록 : 2017.09.16 11:13
수정 : 2017.09.16 20:21

북한, ‘화성-12’ 전력화 선언

“모든 힘 다해 끝장을 봐야

최종 목표, 美와 힘의 균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향한 북한의 질주가 숨가쁘다. 사실상 핵탄두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수소폭탄 실험 성공(3일)에 이어, 16일 미국령 괌을 겨냥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실전 배치까지 선언했다.

이제 남은 건 미국 본토가 표적인 ICBM ‘화성-14형’의 전력화뿐이다. 국제적 제재가 도리어 북한을 채찍질하는 모양새다.

1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화성-12형 시험 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 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우리 국가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요 뭐요 하는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최근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해 이뤄진 일임을 다시 확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핵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공격 능력을 계속 질적으로 다지며 곧바로 질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으로 모든 훈련이 이번과 같이 핵무력 전력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실용적인 훈련으로 되도록 하고 각종 핵탄두들을 실전 배배(배치)하는 데 맞게 그 취급 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다. “우리는 수십년 간 지소된 유엔의 제재 속에서 지금의 모든 것을 이루었지 결코 유엔의 그 어떤 혜택 속에서 얻어 가진 것이 아니다. 아직도 유엔 제재 따위에 매달려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집념하는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면서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에 찬성한 중국ㆍ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에 대한 불만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올해 신년사의 연장선상이다. 올 1월 김 위원장은 “제국주의자들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첫 수소탄 시험과 각이한 공격 수단들의 시험 발사, 핵탄두 폭발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첨단 무장 장비 연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켓 시험 발사 준비 사업이 마감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후 9개월여 만에 핵무력이 완성 단계에 있다고 공언한 것이다.

북한 핵 개발을 가속화하는 연료는 국제사회의 제재다. 북한 노동당 외곽 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지 이틀 뒤인 14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썩은 그물보다도 못한 제재가 무서워 주춤하거나 할 바를 못할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아니다”라며 “극악한 제재 결의 조작은 우리로 하여금 믿을 것은 오직 자기 손에 틀어쥔 자위적 핵무력뿐이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병진의 한길로만 나아가려는 불변 의지를 더욱 억척같이 벼리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예고한 대로 추가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의 정상 각도 발사 등 추가 도발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음 수순은 북한이 ICBM이라고 주장하는 화성-14형 발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화성-14형을 두 차례 발사하면서 고각 발사를 했었던 만큼 추가 발사로 사거리와 능력을 확정 지어야 한다”며 “화성-14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해 전력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성-14형을 북한에서 알래스카까지의 거리인 5,800㎞나 하와이까지 거리인 7,300㎞를 날려 보내 미국의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실전 배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사일 기술의 핵심인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후 모의 폭발 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핵물질을 넣지 않은 핵탄두를 탑재해 발사함으로써 탄두 내 기폭 장치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북한이 최근 노출한 ‘화성-13’형 미사일이나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북극성-3형’ 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연내 추가적인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자찬했지만 기술적으로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이 우리 정보 당국 평가다. 국가정보원은 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풍계리는 당분간 6차 핵실험에 따른 정비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갱도가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6시 57분쯤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관통했다.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3,700여㎞, 최대 고도는 770여㎞였다. 북한이 이날 이 미사일이 괌 포위사격에 쓰겠다고 밝혔던 IRBM 화성-12형임을 확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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