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인수위가 관여 안 했다면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황"
권성동 "靑이 2007년 대선 전 成 포함된 사면 대상 법무부 보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07년 대선 직후 받은 두 번째 특별사면의 책임을 놓고 진실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여권 내에서조차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이 힘을 쓴 것”, “참여정부가 결정한 일”로 엇갈리면서 의혹만 커지는 형국이다.
논란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언급으로 증폭됐다. 정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을 잡은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인 상황”이라며 “당시 핵심 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고 밝혔다. 당시 당선인 비서실 보좌역을 지낸 정 의원은 “(인수위가) 법무부는 물론 청와대와도 사면 대상을 사전에 논의한 걸로 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거론한 핵심 인사로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지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2일 “이 전 대통령은 성 전 회장을 경계한 반면, 이 전 부의장은 성 전 회장을 많이 챙긴 것으로 안다”며 성 전 회장이 당시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자문위원이 된 데에도 이 전 부의장이 관여한 정황을 귀띔했다.
그러나 당시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상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MB측 연루설을 부인했다. 권 의원은 “대선(19일) 전인 2007년 12월 12~13일 참여정부의 청와대가 성 전 회장이 포함된 사면 검토 대상자를 법무부에 보냈다”며 “당시 법무부는 4차례나 사면 반대 보고서를 올렸지만, 청와대는 성 전 회장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공방을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8일 성 전 회장이 빠진 사면 대상 74명의 명단을 재가했지만, 다음날(29일) 다시 청와대가 법무부에 성 전 회장을 포함시키라고 지시해 31일 최종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확정됐다고 권 의원은 덧붙였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정 의원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MB측 연루설을 일축했다.
장외에서도 성 전 회장의 특사 책임론이 뜨겁게 벌어졌다.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이었던 박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본보와 만나 “당시 인수위 쪽에서 (MB의 최측근이었던)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과 함께 성 전 회장 역시 강력히 사면을 요청해 최종 사면 명단에 넣어 대통령께 결제를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인 장다사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사면 한달 전인 11월에 성 전 회장이 상고를 포기한 걸 보면 정부가 사면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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