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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조기 완판돼도 자금 추가 공급은…

입력
2015.03.2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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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재정 여력 없어 난색

시증銀도 이자수익 축소 곤혹

안심전환대출이 24일 출시 첫날부터 판매 호조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일단 고무된 표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핀테크(IT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인근 은행 지점 두 곳을 예고 없이 들러 안심전환대출 상품 판매 현장을 살폈다.

당국은 월 5조원으로 설정했던 판매 한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도에 맞추자고 대출 신청자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지금 속도라면 총 공급한도(20조원)가 한두 달 내 소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추가 공급 여부다. 당국은 조기 소진이 되는 경우 추가 공급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지만, 그렇다고 마냥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고심스러운 대목이다. 주금공은 은행으로부터 대출 채권을 사들여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유동화할 예정인데 자본금 규모가 클수록 MBS 발행 한도가 늘어난다. 이번 공급한도 20조원은 주금공이 자본규모, 건전성 등을 감안해 소화할 수 있는 최대치다. 이마저도 한국은행이 최근 주금공 추가 출자를 결정하면서 가능했다. 그런 만큼 공급량을 추가로 늘리려면 국회를 설득해 주금공 자본금 한도부터 늘려야 한다. 법 개정에 성공해도 걸림돌은 있다. 재정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 한은에 또다시 출자를 요청해야 하는데, 한은은 “재정정책에 발권력을 자주 동원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은은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앞선 정책 협의 과정에서 주금공 출자 문제를 들어 “공급한도를 40조원으로 하자”는 당초 정부안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도 안심전환대출 흥행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금리가 연 2%대 중반에 불과한 안심전환대출로 바꿔주면서 이자 수익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요 전환 대상인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재 금리가 연 3.0~3.5% 수준이다. 가계부채 구조 안정화라는 정책 목표에 따라 상품 전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도 받을 수 없다.

더구나 은행은 안심전환대출 취급 규모만큼 주금공 MBS를 되사서 최소 1년간 보유해야 한다. 신규대출 억제를 위한 당국의 조치인데 은행 입장에선 MBS 강제 보유로 자금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안심전환대출 취급 규모가 확대돼 MBS 보유량이 급증할 경우 의무 보유기간 이후 처분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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