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컬러를 뽐내고 하드톱 루프를 통해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BMW 430i 컨버터블 M 스포츠 패키지(이하 430i 컨버터블)를 만났다. 시승을 하며 자유로를 한참을 달리며 BMW의 기본적인 감성과 2.0L 터보 엔진의 존재감, 그리고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오픈 에어링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날렵하고 세련된 하드톱 컨버터블
BMW 430i 컨버터블은 기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4 시리즈 쿠페와 3 시리즈 세단 등과 유사한 체격, 동일한 비례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실제 430i 컨버터블의 전장은 4,640mm에 이르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25mm와 1,365mm로 상당히 샤프하고 날렵한 비례를 자랑한다. 특히 롱 노즈, 숏 데크의 실루엣으로 스포츠 모델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낸다.
BMW 430i 컨버터블의 디자인은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독특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BMW 그 자체다. 최근 BMW가 새로운 차량들에게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독특한 앞트임 헤드라이트는 430i 컨버터블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여기에 M 스타일의 전면 범퍼가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430i 컨버터블은 M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곳곳에 기교를 부렸다. 그 좋은 예가 검은색으로 색칠된 키드니 그릴이다. 실제 BMW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키드니 그릴을 검은색으로 칠하는 경우가 많은데 330i M 스포츠 패키지 역시 이러한 변화를 통해 고성능 모델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측면의 모습은 하드톱 루프를 얹은 것 외에는 세련된 4 시리즈 쿠페의 감성을 잘 살렸다.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과 강인한 캐릭터 라인 등에서 BMW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겠다. 특히 4 시리즈 쿠페의 캐릭터 라인과 펜더의 볼륨감 등이 그대로 계승되어 브랜드의 아이덴티리를 명확히 드러낸다.
후면 디자인은 아쉬움이 있다. BMW 고유의 디자인으로 가득 채워진 것은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범퍼 하단에 자리한 머플러 팁은 고성능, 스타일리시한 쿠페에는 다소 빈약하게 느껴졌다. 이 부분만 개선된다면 430i 컨버터블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붉은색으로 강조한 실내 공간
실내 공간은 BMW 4 시리즈 쿠페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된 멀티-레이어드 대시보드 디자인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는 센터페시아 및 컨트롤 패널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iDrive 컨트롤 다이얼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칭 구조의 센터 터널이 자리하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M 엠블럼이 더해진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통해 다이내믹한 감성을 연출한다. 게다가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해상도와 다양한 그래픽 효과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고 시트 및 도어 트림에 붉은색 가죽을 씌워 스포티하고 스타일 좋은 쿠페의 감성을 강조해 이목을 끈다.
패키징 부분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다. 실제 1열 공간은 BMW의 깔끔하고 넉넉한 패키징이 돋보인다. 시선을 끄는 레드 컬러의 시트는 시트 포지션이 조금 높은 것 같지만 전체적인 감상에 생채기를 낼 정도는 아니다. 시트의 형상 부분에 있어서도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지지해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레드 컬러의 하이라이트 외에는 ‘스포츠 모델의 존재감’이 다소 옅어 아쉬운 부분이다.
3 시리즈, 그리고 4 시리즈 역시 넉넉한 휠베이스를 자랑하지만 하드톱을 여닫는 430i 컨버터블은 2열 공간이 다소 좁은 것이 사실이다. 시트의 형상은 좋은 편이지만 헤드룸과 레그룸이 협소하다. 그래도 2+2 컨버터블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존재감을 갖춘 시트와 공간이 마련되었다.
적재 공간은 협소하다. 하드톱 루프를 사용하는 컨버터블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 같다. 루프를 적재할 때라면 정말 협소한 공간이 마련되어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에어링이라는 즐거움을 고려한다면 적재 공간의 존재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BMW 430i 컨버터블의 심장
BMW 430i M 스포츠 컨버터블의 보닛 아래에는 동시대의 30i 시리즈들과 같은 파워트레인이 자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L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최고 출력 252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거쳐 후륜을 굴려 주행을 이어간다. 이를 통해 복합 기준 기준 11.1km/L(도심9.7km/L 고속 13/5km/L)의 효율성을 갖췄다.
독특한 컬러의 차체에 이끌려 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붉은 컬러의 시트가 차량의 존재감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시트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컨버터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시야가 좋다는 점이었다. 이에 만족하며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430i 컨버터블의 심장을 깨워 본격적인 주행을 준비했다. 탁트인 시야를 확인하고 곧바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차량의 출력이 강렬하거나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예리함이 명확히 드러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한 토크를 바탕으로 발진부터 고속까지 이어지는 가속감을 선보이며 만족감을 높인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로 옮기지 않는 이상 430i 컨버터블은 과도하게 출려글 전개하진 않는다.
드라이빙 모드를 바구면 RPM을 더욱 넉넉히 활용하며 출력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그런 와중에서 매끄러운 엔진의 반응이나 회전 질감은 좋은 차량이라는 것이 어떤 차량인지 느끼게 한다. 물론 귀로 들려 오는 사운드 부분에서도 만족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완성도 높은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변속기도 매력적이다. M 스타일이 아니라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는 기어 레버가 아쉽지만 스티어링 휠 뒤쪽의 패들 쉬프트를 당기며 스포티한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게다가 컴포트, 에코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추구하는 드라이빙에 맞춰 최적의 변속, 반응 등을 보여줘 만족감을 높였다.
430i 컨버터블의 움직임은 3 시리즈, 혹은 4 시리즈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게다가 조향의 감성은 날렵하고 또 기민한 편이라 다루는 즐거움을 강조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크지 않은데 그 조향에 대한 차량의 반응이 날렵하다. 게다가 노면에서 느껴지는 정보도 정직하게 전해지기 때문에 다루는 즐거움을 강조한다.
코너를 돌 때 피드백이 크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는 BMW 고유의 ‘스릴과 재미’의 영역이다. 다만 그 피드백에 ‘내가 운전을 잘한다’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스릴은 ‘한계의 아슬아슬함’이지 100%의 이상적인 주행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3 시리즈보다 더 강력한 코너링을 가진 차량도 많다.
정숙성 부분에서도 만족감이 있다. 제 속도를 낼 수 있을 때에도 하드톱 루프의 정숙성은 그대로 이어지며 4 시리즈 쿠페 모델과 직접 비교를 하더라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루프를 개방할 때에는 풍절음과 와류를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다만 연이은 충격이 이어지거나 자잘한 진동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는 차체 내에 흘러드는 진동을 제대로 상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도로 사정이 독일과 한국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 430i 컨버터블 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시승 중 자유로 50km 주행을 통해 차량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430i 컨버터블은 35분 동안 50km를 달리면서 86.1km/h와 함께 리터 당 17.3km/L에 이르는 제법 준수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공인 고속 연비와 비교하자면 확실히 개선된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점: 매력적인 오픈 에어링의 매력, 기대 이상의 편안함
아쉬운점: 협소한 2열 공간
사뭇 다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BMW
화려한 컬러의 차체, 오픈 에어링의 매력은 시승 전부터 사람을 들 뜨게 만든다. 거기에 M 스포츠 패키지라는 양념이 더해진다면 더 짜릿할 것 같았다. 하지만 최근의 BMW들은 생각 이상으로 상냥하고 나긋한 존재가 되었기에 그 기대를 100% 충족하기란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었다. 실제 일상에서의 부드러움은 상당히 인상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고 스포츠 모드를 택할 경우에는 제법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 BMW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도 여전히 이어졌다.
변했지만 그 변화 덕분에 여전히 경쟁력을 이어가는 것이 바로 BMW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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