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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교수들 “변시, 판례 암기 시험으로… 법적 사고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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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교수들 “변시, 판례 암기 시험으로… 법적 사고 방해”

입력
2018.05.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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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해야 할 판례 이미 1만개 넘어서

4일 오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 간담회에서 이우영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변호사 시험제도 및 취업관행의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 간담회에서 이우영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변호사 시험제도 및 취업관행의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변호사시험(변시)이 불필요한 암기를 요구해 ‘법적 사고(legal mind)’를 방해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17명은 4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 방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간 로스쿨 교수와 재학생ㆍ졸업생 의견을 듣고 작성한 내용이다.

우선 변시가 법학 지식보다는 단순 암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구에 참여한 노혁준 교수 등은 보고서에서 ”변시 문항 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불필요하게 어렵다”며 “학생들이 비판적 법학 지식을 공부하기보다는 판례 암기에만 빠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변시 문제를 풀기 위해 암기해야 할 판례는 이미 1만개를 초과한 지 오래다. 이는 변시 출제위원들이 오류 시비를 줄이기 위해 판례를 기초로 대부분의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합격률 높은 선택과목에 학생들이 쏠리는 경향도 지적됐다. 실제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변시 수험생 40% 내외가 국제거래법을 선택과목으로 정했다. 반면 국제법ㆍ지재법ㆍ조세법을 선택한 학생은 10% 미만이었다.

변시 합격자 수 감소도 이러한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변시 합격률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매년 합격률이 떨어지자, 학생들이 법학 공부보다는 판례 암기에 더 치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교수들은 “현재 변시는 미래 변호사가 가져야 할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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