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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크레이그

입력
2017.01.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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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1.3

미국 대의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노스다코다주 하원 대변인에 선출된 미니 크레이그.
미국 대의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노스다코다주 하원 대변인에 선출된 미니 크레이그.

미국 정치인 미니 D. 크레이그(Minnie D. Craig, 1883~1966)가 1933년 1월 3일 여성 최초로 주 하원 대변인으로 선출됐다. 그는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지 3년 뒤인 1923년 노스다코다 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39년까지 16년간 연임했다.

그는 탁월한 입법가이자 전투력 있는 정치인으로서 큰 인기를 누렸다. 1927년 보도된 바 그는 “모든 요소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 파악한 뒤 동료 의원 누군가가 주제넘게 나설 경우 즉각 반격할 태세를 갖춰, 위협적인 시선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하곤 했다”고 한다.

메인주에서 태어난 그는 뉴잉글랜드 뮤직컨서바토리를 졸업한 뒤 교사로 일하다 1908년 은행가 에드워드 크레이그(Edward Craig)와 결혼하면서 노스다코다 에스먼드로 이주했다. 부부는 사회당 계열의 초당파농민동맹(NPL, Non Partisan League) 당원이었고, 미니는 맹렬한 페미니스트였다. 그는 초당파농민동맹 노스다코다주 의장 등을 지내며 자신의 정치 경력을 관리하는 한편 다른 여성들의 정치 활동을 격려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그가 했다는 말이다.

“정치는 여성이 활약하기에 적합한 거대한 장이다. 여성이 정치를 하려면 가부장적 남편 앞에서 약한 척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남성들은 여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여성을 덜 지적인 존재로 여기며, 우리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무해하고 쓸모 없는 듯 존재할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여성은 남성이 지니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 있다. 예컨대 여성은 (남성들은 지니지 못한) 섬세한 면까지 챙기는 능력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파이를 만들거나 바느질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재능과 훈련 덕에 여성은 정치를 남자들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다.”일반화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는 동료 남성 정치인들을 압도했던 듯하다. 그 결과가 33년 미국 대의정치 역사상 첫 여성 대변인 피선이었다.

그는 39년까지 의회 내 요직을 두루 거쳤고, 공황기 연방 위기관리위원회 주 행정관으로도 활약한 뒤 1966년 7월 2일 별세했다. 유엔이 ‘국제여성의 해’로 선포한 1975년, 노스다코다 주는 미니 크레이그를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는 성대한 행사를 열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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