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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위에서 빛으로 양자정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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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위에서 빛으로 양자정보 처리’

입력
2017.11.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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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김제형 교수팀, 실리콘 칩 기반 ‘양자 광소자’ 개발

실리콘 소자로 양자광학 연구… ‘나노 레터스’ 논문 발표

김제형교수. 유니스트 제공
김제형교수. 유니스트 제공

UNIST(총장 정무영)는 자연과학부 김제형 교수가 미국 메릴랜드대의 에도 왁스(Edo Waks) 교수팀과 공동으로 양자정보 처리에 이용할 양자 광소자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학계에 따르면 양자정보는 1과 0로 구분되는 비트(Bit) 대신 중첩 원리를 이용해 1과 0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 가능한 ‘양자 비트(Quantum Bit)’를 이용한다. 양자정보 처리에는 원자나 빛, 슈퍼 컨덕팅 소자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존재하며, 무엇이 양자컴퓨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 교수팀은 빛, 즉 광자(光子)를 이용한 양자정보를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빛의 편광이나 시간, 경로 정보 등을 이용하면 전자의 스핀(Spin)처럼 양자 비트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양자 물리의 특징인 중첩성, 양자얽힘, 복사 불가능성을 나타내는 양자광원(Quantum light source)이 개발돼 이를 이용한 양자 시뮬레이터나 양자전송, 양자암호와 같은 응용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 수준이 아닌 실제 양자정보 처리에 사용할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려면 소자 안에서 양자광학 실험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런 실험 결과들은 향후 빛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나 양자통신 등의 기반이 된다.

김 교수는 “광자 기반으로 집적 양자 광소자를 만들려면 하나의 칩 안에서 많은 양자광원을 만들고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양자점으로 고효율의 양자광원을 만들고, 실리콘 기판으로 빛을 제어하는 길을 만들어 양자 광소자의 기본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일반적으로 화합물 형태지만 크기가 작아지면 불연속적인 에너지 구조를 갖게 돼 원자가 내는 빛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다. 그래서 최근 양자점이 고효율 단일 양자광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빛을 제어하기는 힘들었다.

실리콘 기판에서는 빛이 지나다니는 경로(waveguide)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빛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실리콘 전자소자에서 개발된 반도체 제작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집적 광소자 연구의 핵심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 물질 위에서는 자체적으로 양자화 된 직접 빛을 생성할 수 없어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기는 어려웠다.

김제형 교수팀은 양자점과 실리콘 기판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인듐 비소/인듐 포스파이드(InAs/InP) 화합물 반도체 기반의 양자점과 빛의 경로를 설계한 실리콘 광학구조를 각각 만들었다. 그런 다음 전자현미경 내에서 양자점을 떼어내 실리콘 광학구조에 정밀하게 결합시켰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두 구조를 결합한 양자 광소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양쪽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 이종 물질 간 결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양자 광소자는 양자점에서 만들어진 빛을 실리콘 광학구조를 따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를 이용해 양자광학 실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핸버리 브라운 트위스(Hanbury Brown-Twiss) 간섭 실험’도 실리콘 기판 위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실리콘 기판 위에 보다 많은 양자점을 결합하면서 집적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이 기술에 다수의 양자광원에 대한 파장 제어 등의 연구가 추가되면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양자 광소자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 11월 13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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