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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이 설전 끝에 軍합참의장 떠나 보낸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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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이 설전 끝에 軍합참의장 떠나 보낸 사연은

입력
2017.07.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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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군 예산 삭감 조처에 반발해 17일 사임한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군 예산 삭감 조처에 반발해 17일 사임한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 AP 연합뉴스

프랑스군 합참의장이 국방예산 감축을 놓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립하다 결국 사임했다.

피에르 드빌리에(61) 합참의장(대장)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지휘권을 더는 행사할 수 없게 됐음을 절감한다”며 사임 사실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난 마크롱 대통령의 국방예산 삭감 조치를 둘러싼 마크롱과 드빌리에 대장 간 갈등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드빌리에 대장은 지난 17일 이미 사임 의사를 굳히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같은날 오후 엘리제궁을 찾아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2014년 2월부터 합참의장직을 맡은 드빌리에 대장은 최근 마크롱 정부가 예산감축을 추진하자 공개 반발해왔다. 특히 평소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드빌리에 대장이 지난 12일 정부 안보 관련 회의와 하원 국방위원회에서 “이렇게 나를 엿먹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발언한 내용이 여과 없이 보도되자 갈등은 극에 달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군 합참의장이 국가원수의 방침에 반발해 사임한 것은 제5공화국 출범 이래 처음이다.

드빌리에 대장의 당시 발언을 보고 받은 마크롱은 다음날인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에 앞서 국방부를 직접 찾아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은 “모든 부처에 (지출 삭감) 노력이 필요하며 충분히 실행 가능한 지시인데, 이런 논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명예롭지 않은 행동”이라며 “나는 당신들의 상관이다. 어떤 압력도 조언도 필요하지 않다”고 드빌리에 대장의 ‘항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마크롱 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를 유럽연합(EU)이 권고한 상한선인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국방예산 8억5,000만유로(약1조1,000억원) 삭감 등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군 수뇌부에서 예산 삭감에 대한 반론이 지속적으로 흘러 나오자 마크롱은 최후 수단으로 언론 인터뷰에서 “의견이 계속 충돌하면 합참의장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며 경질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드빌리에 대장은 해당 보도를 보고 사임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드빌리에 대장의 사임을 계기로 프랑스 각 부문에서 정부의 긴축 조치에 대한 저항이 격화될 가능성도 높다. 교사들은 고등교육 및 연구 기금 3억3,100만유로의 예산 집행 취소 결정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역시 2022년까지 130억유로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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