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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방한이 던지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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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방한이 던지는 기대와 우려

입력
2018.02.07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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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한한다고 7일 통일부가 밝혔다. 지난달 남북 고위급 회담의 북측 단장이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당 부위원장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북한의 ‘백두혈통’의 방남은 김여정이 처음이다.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지만, 관심은 단연 김여정에 쏠릴 수밖에 없다. 통일부는 김여정의 방한에 대해 “다른 외국 정상의 가족들이 축하사절단으로 함께 오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했지만, 김정은이 자신의 혈육이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김여정을 직접 내려 보내는 것은 단순한 올림픽 사절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대표단 면면의 정치적 중량감과 상징성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당시의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에 쏟는 의지를 엿보게 한다. 더욱이 김여정이 남북관계나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갖고 온다면 북핵 문제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까지 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김정은의 적극적 대남 행보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두고 북미가 날카로운 설전을 거듭하는 와중에서 나온 점이다.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어떻게든 완화해 보려는 김정은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우선 가능하다. 그럴 경우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북한과 이를 위장평화 공세로 보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은 상당히 좁아질 가능성이 있어 부단한 경계가 요구된다. 핵과 평화가 양립할 수 있다는 북한의 ‘북핵 평화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한미일 3국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갈등과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는 현실이 이런 우려를 부추긴다. 남남갈등이 잇따르고, 미일 양국에서 연일 대북 강경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7일 일본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핵무장한 북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최대한의 압박 강화에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데 펜스 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김여정의 방남으로 무르익은 대화 분위기를 어떻게든 이어가야 한다. 북한의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원칙에 입각해 의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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