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5시3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4.6 규모 여진은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본진과 같은 단층면의 끝단이 쪼개지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여진은 본진 발생 이후 가장 강한 강도의 여진으로, 이날 규모 2.0 이상 여진만 9차례 발생하는 등 여진 횟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본진 발생 후 2.0 이상 여진은 모두 91차례. 앞으로 여진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은 이번 포항 지진의 단층면 분석 결과 두 개의 지층이 만났을 때 하나의 지층이 위로 올라가는 역단층성 운동이 일어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본진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뱡항으로 미끄러져 땅이 수평으로 엇갈리는 주향이동단층에 역단층성 운동이 더해져 발생한 것으로 수평의 힘이 컸던 반면 이날 여진은 역단층성 운동이 본진 보다 강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진이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한 단층면의 남서쪽 끝단이 쪼개지고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본진 당시 쪼개질 듯 말 듯 하던 단층면에 응력이 모이면서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이번에 깨진 것”이라며 “본진 단층면이 남서쪽으로 확장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만에 4.6 규모의 여진이 일어난 것을 두고 기상청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본진 발생 당시에 1년 이상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며 “본진과 규모 1.0 가량 차이 나는 여진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3개월만에 4.6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건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태경 교수는 “본진 발생 후 여진 발생 빈도나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이 많으며, 이번 포항 지진도 안정화됐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규모가 큰 여진이 발생한 건 특이하다”며 “특히 본진과 같은 주향이동이 아니라 역단층 이동이 큰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여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규모 4.0대 여진을 비롯해 소규모 지진이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홍 교수도 “여진이 계속될 것은 확실하다”며 “이론적으로는 본진 규모를 능가하는 지진도 발생할 수 있어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