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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장관 17명 중 11명이 여성… 산체스 새 총리 “평등 사회”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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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장관 17명 중 11명이 여성… 산체스 새 총리 “평등 사회” 파격

입력
2018.06.07 17: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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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65%가 여성… 유럽서 이렇게 높은 비율 처음”

스페인 신임 총리인 페드로 산체스가 6일 마드리드 몬클로아궁에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신임 총리인 페드로 산체스가 6일 마드리드 몬클로아궁에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 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46) 신임 스페인 총리가 내각 구성원의 65%를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여성 장관의 수가 남성 장관 수보다 많았던 적은 1975년 스페인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집권 사회노동당의 산체스 총리는 이날 밤 발표한 인선에서 총 17명의 각료 중 11명을 여성으로 기용했다. 2004~2007년 문화부 장관을 지낸 카르멘 칼보를 부총리 겸 평등부 장관에 임명했다. 경제부 장관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차관급 관료인 나디아 칼비노 예산담당 총국장을, 법무부 장관에는 인권 및 테러 분야 전문 검사인 돌로레스 델가도를 각각 지명했다. 이 밖에도 국방, 재무, 교육 등 비중 있는 장관직을 모두 여성 각료에게 맡겼다. BBC는 “이렇게 높은 (여성 각료의) 비율은 유럽에서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도 여성 장관이 내각의 50%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정도가 여성 각료 비율이 50%에 달한다. 산체스 총리의 결정은 ‘부패 스캔들’로 실각한 마리아노 라호이 전 정권과 비교되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2011년 12월부터 지난 1일까지 6년 반의 재임 기간 라호이 정권에서는 여성 장관 비율이 많을 때가 36%에 불과했다. BBC는 “남성 다수가 장악한 라호이 내각과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산체스 총리는 내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평등 사회를 위한 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초 스페인 전역에서 일어난 페미니스트 파업을 거론하며 “새 정부는 그 움직임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3월8일 스페인 여성들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 불평등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여성 단체들은 스페인 여성들에게 이날 하루 집안일을 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성은 아니지만 이번 내각 명단에 오른 인물 중 눈길을 끄는 이들도 있다. 우주 비행사로 과학ㆍ혁신 및 대학 담당 장관으로 지명된 페드로 두케가 그 중 한 명이다. 두케는 1998년과 2003년 두 차례 우주에 다녀 온 스페인 최초 우주인이다. 그는 장관에 임명되자 트위터에 “어머니가 살아 계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자랑스러움을 표현했다. 이 밖에도 작가 겸 기자인 막심 후에르타가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산체스 총리는 지난 1일 스페인 의회가 중도우파인 국민당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면서 2일부로 신임 총리를 맡게 됐다. 2016년 총선에서 패배해 당 대표에서 밀려났으나 지난해 5월 다시 당 대표를 맡은 산체스는 국민당 정부 실각을 주도, 총리직에 올랐다. 야당이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가운데, 그는 다음 총선 때까지 지금 꾸린 내각을 이끌면서 집권 기반을 다질 전망이다. 현재 사회노동당의 의석은 350석 중 84석에 불과하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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