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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ㆍ블록체인 놓고 맞붙은 유시민과 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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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ㆍ블록체인 놓고 맞붙은 유시민과 정재승

입력
2018.01.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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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그야말로 광풍이고 미친 짓이다. 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다.” (유시민)”블록체인 기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지도, 유익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정재승)

지난해 tvN '알쓸신잡'에 함께 출연한 정재승(왼쪽) 카이스트 교수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tvN 방송 캡처
지난해 tvN '알쓸신잡'에 함께 출연한 정재승(왼쪽) 카이스트 교수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tvN 방송 캡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가상화폐’와 가상화폐의 근본 기술인 ‘블록체인’을 놓고 정면출동했다. 유 전 장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인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경제전문가이고, 정 교수는 카이스트 석ㆍ박사 출신의 국내 대표 뇌 과학자다.

저술 분야에서 호각을 다투는 유명 작가이자 오피니언 리더들인데다, tvN ‘알쓸신잡’에 함께 출연한 인연도 있는 둘의 논쟁은 대중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작은 지난 13일자 중앙일보의 보도였다. ‘암호화폐는 인간 어리석음 이용해 돈 뺏는 것‘이란 제목의 인터뷰 기사에서 유 전 장관은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17세기 튤립 버블의 21세기형 글로벌 버전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누군가가 지금 장난을 쳐서 돈을 뺏어 먹는 과정이다. 여기에 전 세계 사기꾼이 다 모여있다”고 비판했다.

블록체인의 산업적 측면에 대해서는 “죄송한데 그런 주장들(산업진흥)은 다 사기라고 본다. 그냥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로 나타난 수많은 이상한 장난감 갖고 사람들이 도박하는 거다”라고 했다.

유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사기’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맥락 상 블록체인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에 정 교수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선생님이 (발언의 수위가 센데 비해) 블록체인이 어떻게 전 세계 경제시스템에 적용되고 스스로 진화할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발끈했다.

자신의 반박이 곧 기사화되자 정 교수는 ‘설명이 부족했다’며 같은 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상술했다. 그는 “암호화폐 과열과 광풍에 대해 모두 크게 우려하고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며 “더 중요한 건 국민 피해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향후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섬세하게 처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광풍은 일부 제어하되 블록체인 기술은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플랫폼만이 아니라 향후 기업-기업, 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블록체인은 거래정보를 중앙서버가 아닌 거래 참여자 모두 공동 저장ㆍ관리하는 방식이다. 위ㆍ변조가 불가능해 높은 보안성을 자랑한다. ‘나카모토 사토시’란 예명을 쓰는 개발자가 2009년 선보인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의 효시다.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거래소 전자지갑이 털린 적은 있지만 비트코인 자체는 아직까지 해킹된 적이 없다.

김창훈 기자 ckh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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