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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충청 "비 소식 또 언제나"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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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충청 "비 소식 또 언제나" 발만 동동

입력
2015.1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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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어도 제한급수는 계속된다니 걱정이 태산이에유.”

충남 서산시 석림동에서 식당을 하는 박모(43)씨는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지만 제한급수가 풀리지 않는다는 소식에 한숨을 토했다.

박씨는 “한달 전부터 이어진 제한급수로 영업에 지장이 많다”며 “비가오면 마음 놓고 설거지를 할 줄 알았는데 내년까지 제한급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청직원의 설명에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최근 사흘간 서산지역에 내린 비는 63.5㎜로 제법 많은 양이었지만 상수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19% 수준으로 제한급수는 풀리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충남 서해안 8개 시ㆍ군에서 자율 제한급수로 물 사용량을 20% 줄이지 못하면 급수관 밸브를 강제로 닫아 수돗물 공급을 5%가량 줄일 계획이다.

2,5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석림동 주공아파트는 하루 두 차례 급수를 제한하고 있다. 오전에는 5시30분부터 11시까지, 오후 5시30분부터 10시까지만 물이 나온다. 하루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10시간 밖에 되지 않아 주민들의 귀가 및 물 사용 시간대가 바뀌었다. 주민들이 집집마다 커다란 물통을 들여놓는 통에 서산시내 그릇판매점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이 지역 아파트마다 제한급수안내와 절수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관리사무소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물을 아껴쓸 것”을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주민 박모(50)씨는 “귀가가 늦으면 씻을 물이 없어 서둘러서 집에 돌아간다”며 “시청에서 지금보다 더 절수를 하지 않으면 물 공급이 더 줄어든다는 말에 변기에 벽돌을 넣어 새는 물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을 앞둔 딸을 둔 주부 서모(46)씨는 “딸의 귀가시간이 단수시간이어서 미리 받아 놓은 물을 변기에 채워 놓고 딸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창 예민한 시기인지라 딸이 스트레스 받을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가뭄해결을 위해 금강 물을 끌어 보령댐으로 보내는 도수로 연결공사도 한창이다. 가뭄이 지속되면 댐 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에 금강 물을 흘려 보내 서부지역 7개 시 군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공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9일 부여군 규암면 수북정 인근 취수장에서 21km 떨어진 보령댐에 하루 11만5,000톤의 물을 보낼 수 있는 관로 매설작업을 착공했다. 내년 2월 완공을 위해 40번 국도를 따라 12개 공구에서 동시에 공사를 벌이고 있다.

수공은 보령댐으로 보내는 2급수인 금강물의 수질개선을 위해 취수장에 마이크로 필터 등의 전처리 시설과 댐 상류 반교천 일대에 자연식생 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도로변 공사가 쉽지 않지만 공기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렵게 끌어오는 금강 물을 한 방울이라도 땅속으로 흘려 보내지 않으려고 세심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마른 대지가 평상시 수준을 회복하려면 올해 남은 기간 427mm의 비가 더 내려야 하는데 이달과 다음달 평년 강수량은 각각 46.7mm, 24.5mm에 그친다. 게다가 기상청 장기예보도 내년 2월까지 전국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 당분간 큰 비소식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물부족 사태가 중부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남하하면서 해당 지자체들도 비상에 걸렸다. 전북 전주시는 전주시민의 식수원 용담댐 저수율이 20% 중반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물 절약 운동에 대한 시민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뭄에 따른 대책으로 영산강 물을 양수기로 퍼 나주시에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고, 경북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 24만명 가량이 제한 급수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보령=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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