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름 기자

라제기 기자

강은영 기자

양승준 기자

김표향 기자

등록 : 2016.11.01 15:41
수정 : 2016.11.02 01:35

공영방송 민낯에 '화끈'... 불똥 튄 대중문화는 "앗 뜨거"

[까칠한Talk] '최순실 게이트' 미디어 연예산업도 뒤흔들어

등록 : 2016.11.01 15:41
수정 : 2016.11.02 01:35

국정농단 파문의 당사자인 최순실씨가 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는 국내 미디어 지형과 대중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만 마비시킨 게 아니다. 국내 미디어 지형은 물론 대중문화 영역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공영방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도영역의 주도권을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완전히 넘겨주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대형 가수들의 컴백과 새 영화 개봉 등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이 시국에…’라며 한숨이 멈추지 않는 분위기다.

물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손발 묶인 공영방송과 뜻밖의 악재를 맞은 대중문화계의 침체는 가뜩이나 희망이 없다고 토로하는 국민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엔터테인먼트팀 기자들이 최씨가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국정농단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면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되짚어봤다.

강은영 기자(강)= “공영방송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KBS와 MBC는 이미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 주말 촛불 집회를 포함해 연일 계속되는 집회에서 MBC 취재진이 시민들의 야유를 받으며 쫓겨나고 있다. 반면 ‘최순실 게이트’ 이슈를 선점하며 끌고 간 JTBC는 박수를 받는 상황이다.”

양승준 기자(양)= “단지 특종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안을 바라보는 방식의 문제다. MBC는 JTBC가 입수했다고 알려진 태블릿 PC의 입수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해 언론시민단체로부터 ‘무모한 프레임’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드라마 ‘옥중화’가 패러디로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MBC는 정신차리고 보도나 잘하라’ ‘뉴스가 할 일을 예능과 드라마가 한다’는 조롱을 받고 있다.”

JTBC ‘뉴스룸’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내부 문건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입수한 경위와 관련 사안을 보도하고 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조아름 기자(조)= “공영방송이 애초부터 이 이슈를 다룰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최근 언론노조 KBS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초 최순실 비리 의혹 전담 특별팀(TF)을 구성해 심층 취재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구성원의 주장에 KBS 보도국 간부들은 특정 정치 세력의 공세에 불과하다는 답변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부터 권력감시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나.”

강= “뉴스의 질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JTBC가 사안의 이면을 깊이 파고드는 보도를 한다는 느낌을 준다면 KBS와 MBC는 당국의 발표나 공식 자료를 읊는 수준이랄까.”

조= “태블릿 PC 입수 보도 직후 평소 2~3%이던 JTBC ‘뉴스룸’ 시청률이 8%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매일 특종 예고까지 한다. 국민들로선 이들이 보도하는 뉴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사토크쇼인 JTBC ‘썰전’마저 방송 날인 지난달 27일 오전부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이 방송사만 국민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기다린다는 뜻이다.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 돌아선 공영방송 뉴스에 대한 여론이 이번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 같다.”

강= “하지만 위기는 늘 기회다. 지금이라도 공영방송의 장점과 책임을 살려서 심층보도에 나선다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난 30일 KBS가 ‘취재파일K’란 프로그램에서 과거 최태민 일가의 인터뷰 영상 등을 공개하며 이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뤄 의미 있게 시청했다. 방대한 자료와 공영방송이란 지위를 활용해 지금이라도 제대로 보도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라제기 기자(라)= “영화나 가요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최순실 게이트’가 뭐든 빨아 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어 대중문화 이슈들의 확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영화는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덩치 큰 영화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오프라인에서 대화 소재가 안 되는 느낌이다. 작은 영화나 신규 개봉작들은 요란하게 홍보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김표향 기자(김)= “드라마 외부 행사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얼마 전 배우 조진웅을 앞세운 tvN ‘안투라지’ 제작발표회에 갔는데 현장 분위기도 평소보다 훨씬 침울했다. 행사장에 있던 사람들이 ‘지금 이 시국에…’란 생각을 하며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양=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시국이 어수선하니 대놓고 축제 분위기를 만들 수 없어 다들 고민하고 있다. 태연, 싸이, 효린 등 11월에 컴백을 앞둔 스타들이 유독 많다. 한 가요 관계자가 말하기를 이달 음악방송으로 컴백하는 가수만 20팀이라더라. 아예 컴백을 미루거나 행사를 취소하자니 오히려 정치적으로 해석될까 우려하고 강행하자니 조심스러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면 뭘 써도 주목을 못 받는 상황인 건 맞다. 하지만 이번 사태 핵심인물 중 한명인 고영태와 특정 연예인들이 연관됐다는 식의 근거 없는 선정적인 보도는 문제가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최순실씨가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 연설문과 관련한 패러디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MBC 방송화면 캡처

강= “‘무한도전’이나 ‘옥중화’가 패러디를 했다곤 하지만 개그프로그램에서 풍자가 없는 상황은 아쉽다. 이번 사태만 해도 신랄하게 풍자할 만한 소재들이 많고 개그가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역할도 해야 하는데 단 한 프로그램도 제대로 풍자하지 못하는 상황도 방송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라= “일부 언론사의 활약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언론들이 앞다투어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고 있어 결국 저널리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계기가 됐다. 국민들이 마치 집단 우울증에 빠진 듯 무기력한 상황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발견할 필요도 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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