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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Lazy accents, annoying accents

입력
2017.02.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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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Listening and Speaking-

영화 ‘Fast Times at Riodgemont High’(1982)에서 Jeff Spicoli는 당시 유행했던 California accent를 구사한다. 동부의 Boston이나 New York에서는 각 지역 특유의 억양이 수 백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서부 California의 억양을 들으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현지인들은 스스로 ‘neutral accent’거나 표준 발음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외지인들은 그들의 억양이 혀를 굴리듯 빠르게 들린다고 한다. California 태생의 어느 30대 여성은 직장 생활을 하며 여러 도시에서 살았다. Wisconsin에서는 모두들 놀라며 ‘Where are you originally from?’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정도는 흠이 아니다. 누가 들어도 듣기 거북한 발음(Most annoying accent)은 따로 있다.

억양과 별도로 말이 씹히거나 빠른 말은 듣기에 불편하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말을 서두르면서 토시나 받침을 제대로 발성하지 못한다. 이런 억양을 ‘lazy accent’라 부른다. 심각하면 ‘stupid accent’, ‘annoying accent’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럴 경우 말하는 사람의 내용과 상관 없이 주목도가 떨어진다. ‘Lazy accent’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vocal fry다. Vocal fry는 10대 소녀들이 목소리를 깔고 긁는 소리처럼 내는 발성인데 거의 모든 세대가 비호감으로 본다. Youtube에서 ‘vocal fry’를 검색하면 많은 사례가 나온다. lazy라는 낱말의 뜻처럼 충실하지 않은 발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호주 사람들의 발음은 술 한 잔 걸치고 하는 것 같다고 하여 lazy accent로 지목 받는다. 영국인이 듣기에 미국 발음은 lazy accent로 들릴 수도 있다. 원음에 충실한 발음이 아니라며 이 지적을 받는 것이다. 대충 빠른 발성을 하거나 연음, 변음 처리가 잦으면 lazy accent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Lazy accent는 주로 원어민들 사이에서 따지는 기준이지만 외국인 학습자들도 참고할 만하다. 일부 전문가는 억양 자체보다는 말하는 태도(speaking manners)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남부의 질질 끄는 억양(Southern drawl)도 비호감 억양으로 꾸준히 지목된다. California accent는 전혀 문제가 아니다. 말끝을 항상 올리는 억양(uptalk, upspeak, Valleytalk, valley accent)은 호주나 뉴질랜드 기타 다른 문화권에 급속히 번져 세계적 유행이 됐다. 그럼에도 기성 세대는 못마땅하게 여긴다. 평서문인데도 끝을 올리기 때문에 언제 문장이 끝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Boston 억양과 New York 억양도 비호감이라고 거론된다. 사투리 억양은 때로 구수하게 들리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어법을 많이 틀린다면 듣기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원어민과 학습자들 사이에서 Global Accent로서 가장 인정받는 발음은 ‘또박또박 발음’이다. 성실하게 발음해야 듣기에도 좋고 소통도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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