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년여만에 성장률 7% 내준 중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년여만에 성장률 7% 내준 중국

입력
2015.10.19 20:06
0 0

중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9%를 기록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9일 발표했다. 중국 분기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1분기(6.2%) 이래 6년 반만이다. 시장 전망치(6.8%)를 소폭 웃돌긴 했지만, 중국 정부가 필사적으로 사수하려고 했던 7% 목표치를 밑돌면서 국내외 경제에 드리운 암운도 짙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세계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데다가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신흥국 불안도 경기 둔화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성라이윈(盛來運) 대변인은 그러나 “3분기 성장속도가 약간 주춤했지만 안정세 속 상향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경제지표(1~9월 누적액 기준) 중 산업생산(전년동기 대비 5.7%), 고정자산 투자(10.4%)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반면, 소매판매(10.5%), 서비스산업(8.4%), 부동산 판매(7.5%) 등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

시장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아시아 증시는 한국 코스피가 0.01포인트 상승에 그치는 등 등락폭 1% 미만의 보합세를 보였고, 유럽 증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등락을 거듭하다 0.14%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는 중국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준이었던 데다가, 지난주 발표된 수출(-1.8%) 및 수입(-15.1%)을 포함한 경기지표들이 중국 경기상황에 대한 엇갈린 해석을 낳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 경기 부진으로 내년 경제성장세는 더욱 힘을 잃을 것”(루이스 쿠이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아시아 부문 책임자)이란 비관론 한편으로 “고정자산 투자 및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의 성장률”(올리버 배런 NSBO 애널리스트)이란 낙관론이 제기되는 식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부정적 전망을 딛고 7%에 근접한 실적을 낸 점, 중국이 중시하는 소비 부문이 호조를 보인 점이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반면 중국 경제가 기조적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성장동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작은 성장률 낙폭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를 긴장시켜온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는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다. 올해 연간 7% 성장 목표를 고수하며 재정·금융 양면에서 공격적인 부양책을 펴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기대도 "중국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위기 국면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보다 27% 늘어난 1조7,800억위안(313조원)의 재정을 투입했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수 차례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며 통화완화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이달 26~29일 개최하는 전체회의에서 추가적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성장률이 사실상 7% 부근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고용 사정이 좋아지고 경제구조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성장 목표 고수 방침을 재차 밝혔다.

그럼에도 중국이 예전의 성장동력을 잃고 경기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장의 의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이 소비 중심의 내수경제로의 전환을 꾀하고는 있지만, 그동안 중국 성장을 뒷받침해오던 투자가 위축되는 데 따른 하방 압력이 당분간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설비투자에 따른 좀비기업 증가, 지방정부 부채 급증 등 '버블 붕괴'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정책적 여력이 있다고 해도 개입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4분기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부동산시장 또한 부동산경기 급랭 땐 중국 경기 전반에 리스크를 가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중국 경기 부진을 전제로 형성된 글로벌 경제 전망은 더욱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국 내 저물가와 함께 양대 우려사항으로 들었던 중국 경기불안이 재확인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연기 전망의 급속한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8원 넘게 급락한 것도 이 영향이었다.

원자재 수출국을 위시한 신흥국 경기부진 우려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내부에서 성장률보다 주시하는 것은 수출입 감소”라며 “특히 중국의 수입 감소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신흥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입 감소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