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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사흘째 20시간 이상 줄다리기… 주말 내내 '냉온탕'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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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사흘째 20시간 이상 줄다리기… 주말 내내 '냉온탕' 반복

입력
2015.08.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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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까지 팽팽한 신경전

수석대표 '1대1 협상' 시도도

김관진·홍용표-황병서·김양건

인청 亞대회 10개월 만에 재회

접촉 매번 발표보다 30분씩 지연

"北 표준시 변경 탓" 추측 나오기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23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23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22일부터 24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약 20시간 이상 얼굴을 맞대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구역 평화의 집 주변에는 주말 내내 기대와 실망이 엇갈렸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전면적 도발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다. 김관진(오른쪽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 및 황병서 군 정치국장과 접촉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전면적 도발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다. 김관진(오른쪽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 및 황병서 군 정치국장과 접촉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미소’로 시작해 주말 내내 출렁인 협상

23일 시작된 이틀째 협상에서도 양측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남측 대표단이 오후 2시 반쯤 통일대교를 넘어 판문점으로 들어간 이후 밤 늦도록 협상 내용과 과정은 전달되지 않았다. 양측은 앞서 이날 새벽 회담을 정회한 뒤 11시간 동안 숨 고르기를 했음에도 초반부터 여전히 큰 입장 차를 확인해 내내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협상 지침을 받고 나온 만큼 2차 협상은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차 접촉도 23일 밤을 넘겨 24일 새벽 늦게까지 계속됐다.

전날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22일 1차 접촉은 오후 6시30분부터 무박 2일로 9시간45분 동안 이어졌지만, 양측은 합의문을 쓰지 못한 채 23일 오후 3시에 만나자는 약속만 하고 헤어졌다.

22일 초반 분위기는 그나마 나쁘지 않았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제의로 성사된 2+2 고위급 접촉은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을 순식간에 누그러뜨렸다. 네 사람은 약 10개월 만에 재회해서였는지, 회담장에서 만나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누었다. 김관진 실장은 지난 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사로 방한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비서와 인천 시내 한 식당에서 약식 오찬 회담을 했고, 홍 장관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배석했다.

그러나 막상 협상이 시작되자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우리 측은 목함지뢰ㆍ포격 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하고, 북한은 최근 도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고집하는 등 내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수 차례 대화가 중단됐고,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이 수석대표 간 1대1 협상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분 늦은 협상, 북한 표준시 적용?

22일엔 오후 6시에, 23일엔 오후 3시에 열기로 했다고 정부가 발표한 1, 2차 접촉은 이틀 내내 30분씩 늦게 시작됐다. 이를 두고 북한의 표준시 변경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차 접촉이 시작된 오후 6시30분은 평양 기준으로는 오후 6시였고, 2차 접촉이 이뤄진 오후 3시30분도 평양시로 3시였다. 북한은 우리와 일본이 사용하는 동경 135도 기준 표준시는 일제시대부터 쓴 만큼 일제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며 광복절부터 표준시를 30분 앞당겼다.

이에 “북한이 일부러 평양시에 맞춰 접촉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통신 환경을 비롯한 준비가 끝나고 양측이 동의해야 접촉이 시작되기 때문에 과거에도 남북간 회담은 예정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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