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그림이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31일 대전 서구 둔산동 주은오피스텔 꼭대기 층(19층)에 개관한 ‘갤러리 C(씨)’의 이주영(43) 관장은 다부진 각오를 이렇게 전했다.
갤러리 C는 우리나라 과학기기산업의 해외 진출 기틀을 마련한 ㈜씨애치씨랩(CHC LABㆍ대전 유성구 테크노로) 차형철 회장이 사회 공헌 차원에서 사재를 털어 만든 공간이다. 이 관장은 차 회장의 진정성에 공감, 흔쾌히 갤러리 C의 초대 관장을 맡게 됐다.
이 관장은 갤러리 C를 청년작가 성장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개관 초대전도 지역의 대표적 청년작가로 꼽히는 심웅택 작가(충남대 회화과 교수)의 ‘채집일기’로 정했다. 채집일기는 자연 속 여러 소재에 예술적 감성을 투영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 관장은 “갤러리 C의 ‘C’는 CHC LAB의 첫 글자이자 ‘앞으로 커질 수 있는 근원’인 ‘씨’를 의미한다”며 “작게 시작하지만 앞으로 멋지게 비상하는 근원이 되고, 이곳에 전시하는 작가들이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 한 켠에는 작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마련했다.
이 관장의 또 다른 바람은 갤러리 C를 통해 집이나 사무실 등 일상생활 속에 그림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관장은 “한국적 정서와 문화에선 아직 미술 작품이 일상에 공존하는 게 낯설다”며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 내 삶의 터전, 내 집이 바로 갤러리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그런 바람에서 그림과 가구, 소품이 어우러지는 콘셉트로 갤러리를 꾸몄다. 소파와 화장대, 진열장 등이 그림과 조화를 이룬 갤러리는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이 관장은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충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대전에서 작품 활동과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전의 대표 청년 작가다. 20회 이상의 입상 경력을 가진 실력파 작가이자 출강과 전시기획도 꾸준히 펼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벽화 및 전시기획 전문업체인 아트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이 관장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오는 것 같다”며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면서 갤러리 C가 수많은 갤러리 중 ‘또 하나’가 아닌 대중과 호흡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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