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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문종 측근이 세운 불법 국제학교 배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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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문종 측근이 세운 불법 국제학교 배짱 운영

입력
2015.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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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폐원조치 번번이 묵살 "홍 의원이 설립에 개입" 증언 나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의 전 비서관이 설립한 불법 국제학교가 교육당국으로부터 직권 폐원 조치를 받고도 여전히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서관은 ‘바지 설립자’이고 홍 위원장이 이 학교의 설립 등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증언도 나와 파장이 일 전망이다.

18일 경기도교육청 의정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시 S빌딩에 있는 이 국제학교는 학원법과 초중등교육법 위반으로 적발돼 지난해 12월31일 문을 닫으라는 교육청의 통보가 있었으나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학교가 쓰는 공간은 홍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학원 소유다.

‘경민국제기독학교’라는 이름을 내건 이 시설은 학원으로 등록하고도 교육과정을 미국 학제처럼 1~12학년으로 나누고 미국 교과서로 수업하는 등 사실상 학교 형태로 불법 운영하다 단속에 걸렸다. 하지만 지금도 학교라는 명칭을 걸고 학생들을 수시 모집하며 연간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수업료를 받고 있다. 이달 15일 기자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외국인 교사 등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학교 간판과 시설 등도 폐원 통보 이전과 변화가 없었다. 도교육청의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까지 수사에 나섰지만, 이를 무시하고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7월26일 이 시설이 ‘경민국제크리찬인스튜트학원(경민ICS)’으로 등록될 당시 설립자는 홍 위원장의 전 국회 비서관이자 경민대 직원이었던 A씨였지만 학교 관계자들은 “A씨가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 교장 B씨는 “A씨의 얼굴은 알지만, 같이 활동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며 “A씨가‘내 이름을 쓰세요’라고 선의로 그렇게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폐원 통보를 받은 뒤에도 운영을 강행하는데 대해서 B교장은 “대안교육기관인데 문을 닫을 수 없다”며 “(교육청 등에서) 대안을 줘야 할 것”이라고 오히려 항변했다.

홍 위원장이 학교 설립 당시부터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정황도 털어놨다. B교장은 “홍 위원장이 교육학을 전공하고 해서 (이런 대안교육의) 필요성이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 학교는) 그런 많은 분들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09년 경민학원 부지에 있는 경민교회가 설립한 것이 시초로 불법 사실이 적발될 때마다 설립자와 명칭 등을 바꿔 새로 신고해왔다. 이 학교가 교육청으로부터 폐쇄 또는 폐원통보를 받은 것만 지난해 12월을 포함해 2010년 5월과 12월, 2011년 5월 등 지난 5년간 4차례나 된다. 그 때마다 신규 설립자로 이름을 올린 이들은 경민학원이 설립한 고등학교의 전직 교장 등이었다. 경민학원 이사장인 홍 위원장은 경민교회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장로다. B교장은 다만 “교회가 돈을 다 낸 것은 아니고 홍 위원장 개인이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홍 위원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 위원장의 전 비서관 A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경찰 조사에서 밝히겠다’는 문자 메시지만 남기고 더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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