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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조세회피 관련 자료…370여명 언론인 공동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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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조세회피 관련 자료…370여명 언론인 공동작업

입력
2016.04.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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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Panama Papers' 페이지 캡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Panama Papers' 페이지 캡쳐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는 세계 각국 언론인들의 연대와 협력이 없었다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가 보유한 1,150만 건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는 세계 76개국 107개 언론사 기자 37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 및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6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모색 폰세카의 내부자료는 당초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이 확보했다. 해당 언론사는 입수 경위에 대해 “익명의 제보자가 암호화된 채팅을 요청해 와 자료를 넘겨줬다”며 “그는 아무런 보상 요구 없이 ‘범죄를 알리고 싶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료가 워낙 방대한데다 세계 각국이 연루된 사안이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홀로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ICIJ에 협조를 요청했다. ICIJ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의 규모가 워낙 방대해 제보자로부터 이를 넘겨 받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고 할 정도였다. 이로써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Panama Papers)’프로젝트가 시작됐다.

ICIJ는 자료를 한국의 뉴스파타를 비롯해 영국 BBC, 프랑스 르몽드, 독일 NDR, 미국 프로퍼블리카 등 76개국 107개 언론사와 공유했고, 자료분석에는 소속 언론사 기자 376명이 동원됐다. 대상은 모색 폰세카가 1977년부터 2015년 말까지 거래한 내역. 쥐트도이체차이퉁의 배스티안 오베르마이어 탐사보도 전문기자는 “유출자료는 언론인으로서 접해본 최대 규모의 기밀자료였다”며 “전세계 기자들이 자료를 각국 재판 기록, 이해관계자 증언, 공적 장부 등과 비교해 진위 여부를 가려냈다”고 AP통신과 인터뷰에 말했다.

모색 폰세카는 파나마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스위스 등 역외 탈세국을 포함한 전세계 42개국에 지사를 둔 직원 600명 규모의 법률회사다. 영 일간 가디언은 “30만개 이상의 회사에 페이퍼컴퍼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회사”라고 모색 폰세카를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모색 폰세카가 설립해 준 페이퍼컴퍼니의 90%에 이르는 21만4,000여개 업체의 정보를 담고 있다. 자료 상 모든 페이퍼컴퍼니 정보가 역외탈세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료를 전한 ICIJ는 “유출 자료는 ‘검은 돈’이 수십 년간 조세 회피를 통해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줬는지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ICIJ는 자료에 담긴 인물 및 기업의 전체 명단을 5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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