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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타고 여대 탐방’ 영상, 초상권 침해에 성희롱 댓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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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타고 여대 탐방’ 영상, 초상권 침해에 성희롱 댓글 논란

입력
2017.09.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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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생 재학생들이 촬영된 영상 일부 캡처 사진. 원본은 모자이크 없이 학생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A대생 재학생들이 촬영된 영상 일부 캡처 사진. 원본은 모자이크 없이 학생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최근 한 슈퍼카 동호회의 여대 방문 유튜브 영상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영상에 해당 여대 재학생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댓글이 무수히 달렸기 때문이다.

슈퍼카 모임 ‘포람페(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의 관리자 전모씨는 지난 5월 대학가 축제 기간에 슈퍼카 동호회 회원들과 슈퍼카를 타고 서울 소재 A여대를 방문한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럭스TV’에 올렸다.

‘페라리 458타고 여대축제 방문하기’라는 제목의 40초 가량의 영상은 슈퍼카를 탄 전 씨 일행이 학교 내부를 돌아다니며 찍은 것이다. 영상에는 전씨 일행이 캠퍼스 내 학생들을 보며 “쟤 번호 따야될 것 같아”라고 말하는 내용과 차량 근처를 지나가던 학생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나왔다. 해당 영상은 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해당 채널의 최고 인기 동영상에 올랐다.

이 영상에 달린 300여개의 댓글 가운데 상당수는 학생들을 조롱하는 성희롱성 댓글들이었다. 학생들을 ‘김치녀’라고 지칭하거나 외모 평가를 하고, A여대 자체를 비하하거나 여성의 성기를 빗댄 ’X픈카‘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런 사실은 이번 달 초 A여대 학생들에게 뒤늦게 발견되며 큰 논란이 됐다. A여대 재학생 고모(25)씨는 “영상의 의도와 상관없이 학우들의 얼굴이 함부로 공개되고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평가 당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해당 영상 때문에) 학우들이 순식간에 모두 ‘슈퍼카만 좋아하는 속물적인 여성’으로 매도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박모(24)씨는 “차를 끌고 와서 축제를 구경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차와 무관하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 학우들의 반응을 왜 보려고 했는지, 무슨 목적으로 ‘페라리 타고 여대 축제 가기’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촬영해 올리기까지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씨는 슈퍼카를 타고 방문한 총 5개 대학 중 A여대와 남녀공학인 B대학의 영상을 올렸지만, A여대의 영상에만 학생들의 얼굴이 노출됐다. A여대 학교 게시판에는 ‘학교차원에서 학교 명예실추에 대한 대응과 학생보호차원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시글이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에 전 씨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인신공격의 수위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일부 댓글을 삭제해 왔으나 최근에는 신경 쓰지 못했다”며 “생각 없이 영상을 올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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