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단층과 평행 단층서 발생
내륙 지하 단층대 움직인 힘엔
“자연발생적” “외부요인” 갈려
한반도 대지진 가능성에도 이견
12일 경북 경주 내륙에서 역대 최강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규모의 지진"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지진이 두 달 전 울산 동쪽 해역에서 일어난 규모 5.0의 지진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데에도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르고 있는 지진의 근본 원인, 나아가 한반도 대지진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포항과 울산을 가로지르는 지반인 양산단층대 또는 그와 평행한 방향으로 가로놓인 단층에서 이번 지진이 비롯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경주 지진의 지진원 분석 결과 지진이 양산단층대와 평행하게 이어진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히 뻗어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며 지진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오후 7시44분 먼저 발생한 규모 5.1 지진을 전진(前震), 48분 뒤 발생한 규모 5.8 지진을 본진으로 판단했다.
내륙 지하 단층대를 움직이게 한 힘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어떤 외부적 영향이라기보단 지각이 상시적으로 움직이면서 판 내부에 응력 스트레스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재관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경주 지역에 단층이 많다 보니 쌓여있던 에너지가 그쪽으로 분출된 것"이라며 자연발생적 지진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일부에선 외부 요인, 특히 2011년 일어난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이번 지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도호쿠 대지진 이후 서해에서 한 해 4.8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 연거푸 발생한 적이 있다"며 "과거 국내에서 5.0 이상의 지진이 밀집해서 발생한 전례가 없는 만큼 최근의 지진 빈발은 한반도에 응력의 불균형을 일으킨 외부 요인이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손문 교수는 "도호쿠 대지진은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맞물린 해구에서 비롯했다"며 "이번 지진은 해구와 많이 떨어져 있어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울산 지진은 역단층인 쓰시마고토단층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지진과 관련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향후 한반도 지진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이견을 보였다. 홍태경 교수는 "지반 곳곳에 스트레스가 쌓인 상황에서 이를 분출시킬 충격이 가해진다면 동시다발적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김재관 교수는 "이번과 같은 지진은 지반에 쌓였던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진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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