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포 석유비축기지, 41년 만에 시민 품으로
알림

마포 석유비축기지, 41년 만에 시민 품으로

입력
2017.08.24 16:09
0 0

석유파동 뒤 만든 1급 보안시설

470억 들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6개 탱크 재생, 축구장 22개 크기

“도시재생모델… 친환경 랜드마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다음달 1일 정식 개장한다. 서울시 제공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다음달 1일 정식 개장한다. 서울시 제공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의 1급 보안시설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41년간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연중 축제와 공연,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다음달 1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이곳은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비상시 석유 공급을 위해 만든 시설이다. 당시 서울시민 700만명이 한 달 간 쓸 벙커씨유, 디젤, 가솔린 등 6,907만ℓ를 모아뒀다. 일체 시민 접근이 통제됐던 이 시설은 근처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2000년 11월 이후 폐쇄됐다. 시는 2013년부터 470억여원을 들여 버려졌던 이 공간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시켰다. 쓰임이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인 석유비축탱크는 물론 내외장재와 옹벽 등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이 적용됐다.

리모델링 없이 기존 탱크 원형을 살려 조성한 T3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리모델링 없이 기존 탱크 원형을 살려 조성한 T3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14만여㎡ 규모를 자랑한다. 석유를 비축하던 6개 탱크의 형태를 최대한 과거 그대로 되살렸다. 디젤 1,483만3,000ℓ를 모아두던 T3은 아예 송유관 등 조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두고 투어 장소로 쓸 예정이다.

T1과 T2에서 해체한 내ㆍ외장재를 재활용해 만든 신축 건축물인 T6 전경. 서울시 제공
T1과 T2에서 해체한 내ㆍ외장재를 재활용해 만든 신축 건축물인 T6 전경. 서울시 제공

T1과 T2에서 걷어낸 철판 일부를 자재로 새로 지은 T6는 카페나 회의실, 강의실 등 커뮤니티센터로 이용된다. 탱크 일부를 해체하고 콘크리트 옹벽을 남긴 T1은 공연과 전시, 워크숍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와 비슷한 유리 돔을 씌운 파빌리온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의 철재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상부를 야외무대로 꾸민 T2. 서울시 제공
기존 탱크의 철재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상부를 야외무대로 꾸민 T2. 서울시 제공

철재를 모두 제거한 T2는 상부를 야외무대로, 지하 공간은 공연장으로 꾸몄다. T4는 공연과 미디어 전시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T5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40여년 역사를 상설 전시하는 이야기관으로 조성됐다.

또한 ‘친환경’을 내건 문화비축기지는 모든 건축물이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로 냉ㆍ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의 대ㆍ소변기와 조경용수도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설계ㆍ시공부터 운영까지 시민이 참여한 협치형 모델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앞으로 운영 방안도 민간 전문가 등 14명으로 이뤄진 ‘협치위원회’가 결정한다.

다음달부터 둘째 주 토요일마다 마을장터인 ‘달시장’이 열리고, 다음달 16일에는 친환경 도시농부가 참여하는 시장 ‘마르쉐@문화비축기지’가 개최된다.

최윤종 시 푸른도시국장은 “산업화 시대 유산을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