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말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이 이미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상호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군사당국 간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정부의 주요 국방 정책과 안보 전략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책자다. 2016년 발간된 국방백서는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했던 2010년 발간한 국방백서 이후 최근 8년간 이 같은 표현을 유지해왔다.
국방부는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과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전력이 여전히 우리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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